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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해외직접투자를 늘려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04 17:10

수정 2016.02.04 17:10

[여의나루] 해외직접투자를 늘려라

최근 경제의 세계화와 국제 무역이 확대되면서 세계적으로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직접투자는 기업이 저임금 노동력의 활용을 통한 제조원가 절감, 현지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 투자대상국의 수입규제 회피 및 제3국으로의 우회수출 등 수출촉진, 자원개발 확대 등의 목적으로 하는 해외투자를 말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의하면 2014년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는 전년 대비 3.7% 늘어난 1조3540억달러에 달했다. 주로 선진국에 의한 투자가 전체의 60%를 넘는 가운데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의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4년에 역대 최고 수준인 1160억달러의 해외직접투자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으로 투자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해외직접투자의 대상 분야로는 최근 각국의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금융 및 무역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조업 등 타 산업들에 대한 투자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도 경제발전과 함께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수출입은행에 의하면 1980년대 초반 연간 1억달러 수준에 머물던 투자 규모는 199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중반에 각각 연간 1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초과했으며 2014년에는 268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비중과 국가별 순위도 2014년 각각 2.3%와 13위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편 우리 기업들의 해외직접투자 동기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의 투자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우리 산업의 구조고도화가 진행되면서 현지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수출 촉진 등을 목적으로 한 투자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노동집약적 산업을 제외하고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수출주력산업들에서 현지시장으로의 진출 확대와 수출 촉진을 목적으로 한 투자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UNCTAD의 '세계투자리포트 2015'에 의하면 향후 세계 해외직접투자는 2016년 1조4800억달러, 2017년 1조7200억달러로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개발도상국 경제의 불안 증가 등으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둔화되는 반면,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해외직접투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되면서 국가 간에 새로운 분업 관계가 형성되고 무역과 투자는 늘어나는 패러다임의 전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도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맞추어 해외직접투자를 늘려 우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수출 증대를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산업구조조정 차원에서 해외직접투자를 미래성장동력이나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와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신기술산업이나 지식서비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개발과 시장 확대는 물론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역량 확충을 통한 글로벌 가치사슬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외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중국의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 소비재 품목이나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으로의 투자진출을 늘려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수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와 관련해 이란에 대한 투자진출 확대를 통해 한·이란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해외직접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 및 외환규제 등 관련 규제를 대폭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상봉 전 산업연구원장·국제무역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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