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응 외치는 미국, 중국에 압박
미국 백악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6일(현지시간)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북한이 지난달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미사일 발사를 강한 것은 역내의 안정을 해치는 도발행위"라고 경고했다. 이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상황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존 캐리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이후 불과 한 달 만에 두 번째로 대규모 도발을 감행했다"며 "이것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과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우리의 동맹국에 대한 철통같은 안보공약을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의 회원 및 우방들과 함께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한 주요한 조치들을 취하는데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북한이 추구하는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다뤄나가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분명히 보여주는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다자간 제재와 미국 단독으로 추진하는 독자 제재를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1시에 열리는 안보리를 통해 제재안을 마련하고 특히 북한을 후원하고 있는 중국을 다자간 제재에 협력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미 의회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마련하도록 검토 중이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필요한 만큼 주요 전략무기 재배치 및 한국과 일본 등을 포함하는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도 가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막나가는 중국에 불쾌한 중국
중국 정부는 지난번 핵실험 같은 강경 비난은 자제했지만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미사일 발사 당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로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발표문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무시하고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를 강행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이 위성 발사를 선포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관 당사국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북한의 이 권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제한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관련 당사국이 냉정과 절제를 통해 신중하게 행동하길 희망한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더욱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한반도 평화와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일관되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은 북한이 지난달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결연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나 이번에는 다소 격을 낮춘 발표문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형식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중국의 불만이 누그러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달 2일 방북 직후에야 미사일 발사계획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흘간 북한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 등 핵심 인물들과 잇따라 만나 도발 억제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추정되나 4일 베이징에 돌아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발사를 미리 통보받지도 못했고 막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무조건 감싸기 힘든 상황이다.
■독자 제재 꾸리는 일본, 러시아도 북한 규탄
이번 발사와 관련해 한국 다음으로 발 빠른 모습을 보인 일본은 미국 못지않은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사일 발사 직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해 반복해서 자제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실험에 이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다"라며 "국제사회와 연대해 의연하게 대응하고 국민의 안전과 안심을 확보하는 것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일본 독자 대북 제재를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해 지난번 북한 핵실험 이후 검토한 독자 제재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핵실험에 이은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안전보장상 중대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등에도 위반된다"며 "북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강하게 비난한다"고 논평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같은 날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또다시 국제법 규정을 도발적으로 무시하면서 국제 사회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행동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전체의 심각한 정세 악화로 이어지고, 패거리 정치와 군사적 대치 강화를 원하는 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북한 스스로를 비롯한 역내 국가들의 안보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 지도부가 국제 사회와의 대치 정책이 자국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숙고하길 권고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이달 3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자제 성명을 냈으며 4일에는 김형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취소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러시아 정부가 보기 드물게 강경한 태도로 북한을 말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엔 안보리에서 나올 대북 제재안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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