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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광명성호, '은하 3호'와 사실상 같은 발사체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09 13:58

수정 2016.02.09 13:58

북한이 지난 7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미사일) '광명성호'는 대형화할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2012년 발사된 '은하 3호'와 비행궤적과 탑재중량, 사거리 등 제원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실상 같은 발사체라는 이야기다.

국방부는 9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기술 분석 결과'를 통해 "광명성호와 은하 3호는 동일한 형상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의 직경과 길이 비율이 2.4 대 30으로 2012년 장거리 미사일과 형상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은하 3호는 길이 30m, 최대 직경 2.4m의 3단계 로켓으로, 발사 초기 중량은 91t, 발사 초기 추진력은 120t으로 알려졌다.

1단 로켓이 고도 100㎞(추력 120t) 정도에서 분리된 뒤 2단(추력 20∼30t)과 3단(추력 10t 미만) 로켓이 차례로 분사돼 탑재체를 위성궤도에 진입시키는 구조다.


비행궤적과 분리된 추진체 및 페어링의 낙하지점도 비슷했다. 북한이 밝힌 1, 2단 추진체 및 페어링의 예상 낙하지점은 2012년 은하 3호 발사 당시와 차이가 없고, 실제로 궤적이 확인된 1단 추진체와 페어링은 예상대로의 위치에 낙하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낙하지점의 위치가 동일한 것은 모든 제원이 유사하다는 것을 암시한다"면서 "북한이 밝힌 예상 낙하지점이 과거와 비슷한 것을 보고 사전에 형상이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1단계 추진체의 연소시간 역시 120초로 은하 3호와 동일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과 달라진 점은 탑재체의 무게이지만, 새로운 로켓이 사용됐다고 볼 수준은 아니란 평가다.

앞서 국정원은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탑재체의 중량이 2012년의 두 배인 200㎏ 내외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ADD측은 이에 대해 "2012년 은하 3호 로켓 발사 당시 북한이 밝힌 위성 중량은 100㎏이었지만, 실제 운반능력은 200∼250㎏으로 예상됐었다"면서 "2012년에는 앞부분 구조 등을 일부러 무겁게 해 무게를 맞췄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다 성능이 향상된 로켓을 사용하되 연료를 충분히 연소시키지 않는 등 수법으로 실제 제원을 감췄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ADD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외형이 다르다면 의심할 여지가 있지만 외형이 동일한 만큼 (2012년과) 똑같은 로켓을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켓의 연료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적연질산(HNO₃94%+N₂O₄6%)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옛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등에 주로 쓰이는 적연질산은 장기 상온보관이 가능하나 독성이 강해 일반적인 우주발사체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높이를 기존 50m에서 67m로 증축했기에 더 큰 로켓이 발사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쏘아 올린 로켓은 (제원이) 유사했다"면서 "이유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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