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클릭] 소통시대 '불통 아이러니'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2 16:44

수정 2016.02.12 19:38

[현장클릭] 소통시대 '불통 아이러니'

그야 말로 소통의 시대다. 인터넷에 이은 모바일 시대로 완전히 접어 들면서 소통의 도구들은 날로 늘고 있다. 각종 메신저에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라인, 밴드, 카카오스토리, 위비톡, 말로 등 날마다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소통의 도구들은 넘쳐나는 데 정작 소통은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개성공단 폐쇄다.

정부는 지난 10일 설 연휴 마지막 날 마치 전쟁하듯 개성공단입주기업들을 만나 공단 폐쇄 사실을 통보했다.
당연히 예상치도 못했던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부자재라도 가져올 수 있도록 차량 및 인원을 동원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정부는 1사 1차량 1인만 고집했다. 결국 그 마저도 북한의 자산 동결로 무산됐다.

비단 개성공단 폐쇄만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불가역적 협상을 하면서 정작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는 사전 대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당연히 반발이 나오기 마련이다. 소통의 도구는 늘었는데 정작 정부는 '불통의 창구'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벽, 그것도 철옹성이다.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구성원들의 인식은 다양화된다. 기존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도 시대가 변하면서 문제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성숙된 사회는 더욱 소통이 절실하다. 서로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함께 가기 위해선 다양한 소통의 창구들을 만들고, 그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소통에서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오해를 풀어 나가려는 노력이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했더라도 진심을 가지고 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바로 소통이다. 한번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그것은 소통이 필요 없는 것이다. 소통이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타협점을 협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때로는 용서를 구하고, 때로는 배려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무조건 자기만 옳다고 주장해선 소통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만 옳다는 절대선 역시 존재치 않는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경제도 위기 상황이다. 12일 한국과 일본 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정치.외교도 남북관계가 강대강으로 악화되면서 위기다.
위기일수록 더욱 소통에 나서야 한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해결책은 오히려 쉽게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는 늦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를 때란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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