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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들어가면서 전문가들은 '아직 금융위기는 아니다, 이미 금융위기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중국은 더이상 이슈가 아니다. 문제는 도이치방크를 비롯한 은행 신용경색 사태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점. 현재 시장은 제2의 리먼브라더스가 터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미국과 유럽, 일본, 홍콩, 한국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선 '증시 엑소더스'가 일제히 벌어지고 있다.
■한일 증시 동반패닉
12일 일본 증시가 장중 5% 이상 폭락하고 코스닥은 8% 폭락 끝에 거래 일시 중지를 선언하는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4.84% 떨어진 14,952.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21일 14,804.28에 마감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홍콩H지수도 1.99% 급락하면서 7505.37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 증시도 코스닥이 오전 11시54분 8.17% 폭락한 594.75까지 떨어지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모든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등 공포에 휩쌓였다. 코스닥은 거래 재개 이후 회복돼 6.06% 하락한 608.45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1.41% 내린 끝에 1,835.28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9.2원 오른 1211.5원으로 급등했다.
■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데자뷔
세계 주식시장의 종합적인 성적표라고 볼 수 있는 MSCI 세계지수(All Countries)가 지난해 4월의 고점 대비 17.8%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Bull market correction)으로 보기에는 조정의 강도가 너무 강하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은 대체로 10% 내외에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서 "물론 1998년 8월 러시아 라토리엄 선언과 헤지펀드 LTCM 파산 국면의 조정 과정에서 MSCI 세계지수가 23.8%의 조정을 보인 후 곧바로 강세장 으로 복귀한 사례와 2011년 미국 국가신등급 강등 국면에서도 20.6%의 급락 이 후 세계 증시가 V자형 급등세로 반전된 경우도 있었지만, 문제는 지금 상황이 단기 급락을 되돌릴만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조정 강도로만 보면 2009년 이후 진행된 세계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되고 약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 앞서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74개월 동안 MSCI 세계지수는 153%나 급등하는 강세장을 이어 왔다.
■도이치방크위기 확산 가능성
최근 증권사 영국 런던 법인과의 컨퍼런스에 참석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도이치방크에서 출발한 불똥이 이탈리아 Unicredit, 프랑스 BNP 파리바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현지 목소리가 상당했다"면서 "은행 신용경색 사태 때문에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난리인데, 지금은 투매조차 어려운 상태로 대부분 위험관리 모드에 들어갈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2008년의 냄새가 좀 나는 부분은 신용파생 상품에 대해 여러 각국의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투자계약서도 읽지 않은 채 투자했다는 점"이라고 말하며, 대규모 부실사태 가능성에 대한 현지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3월 10일 ECB 정책회의에서 ECB가 은행채나 신용채권을 매입하거나 은행들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논의도 나올 것이라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국제금융센터 주혜원 연구원은 "마이너스 금리, 저유가 및 신흥국 익스포져 관련 부실 우려 등으로 유럽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은행권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등 투자 심리가 취약해지고 있다"며 "이는 은행권 회사채에서 CDS, 주식으로 확산된 상태인 가운데 은행들간의 연계 관계를 고려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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