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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기술로 승부" 테크 스타트업 늘어난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4 16:55

수정 2016.02.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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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중심 창업서 탈피.. 국내 생태계 균형 이뤄
태크노밸리에 자리잡은 민간창업지원기관에 집결
웨어러블기기 개발하는 이놈들연구소도 곧 합류
세계적 IT 경진대회 진출.. 글로벌 무대서도 맹활약

'테헤란밸리'에 '테크 스타트업(기술 기반 창업초기기업)' 열풍이 뜨겁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 민간창업지원기관 입주사를 중심으로 테크 스타트업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그동안 국내 창업생태계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창조경제의 창업열기가 맞물리면서 국내 창업 생태계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과 모바일 서비스에만 집중돼 기술중심 창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서비스 중심 창업과 기술창업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창업생태계가 2000년 대 초반 '벤처 버블'과 달리 최근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탄탄한 창업 생태계로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 강력한 기술로 승부수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간창업지원기관인 마루180, 디캠프(d.camp), 구글캠퍼스 등은 최근 신규 스타트업의 사무실 이전작업이 한창이다. 이들 기관이 평균 6개월 단위로 입주기업을 선발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입주사들의 기술력이나 맨파워가 날로 강력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디캠프에는 '이놈들연구소' 등이 새로 입주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의 지원을 받은 이놈들연구소는 손가락 끝을 귀에 대고 통화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팁톡'을 개발, 지난 1월 CES에서 시제품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12월 합류한 '노을'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개발도상국의 심각한 질병인 말라리아를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으며, 오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경진대회 '1776 챌린지컵' 동아시아 지역전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아산나눔재단이 독자적으로 운영 중인 마루180에는 최근 구글 출신 김수 대표가 이끄는 '스튜디오씨드' 등이 새로 입주했다.

스튜디오씨드는 디자이너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디자인할 때 여러 디자인을 실제 모바일기기에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인 '프로토파이(Proto-Pie)'를 만들고 있다. 즉 개발자의 도움 없이 스마트폰에 장착돼 있는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기기와 관련 앱으로 사용자의 피부상태를 진단해주는 '웨이'를 양산.판매하기 시작한 '웨이웨어러블'과 가상현실(VR)을 위한 오디오 솔루션을 개발 중인 '가우디오디오랩', SW개발자들이 자체 앱과 웹 서비스에 실시간 메시징 및 채팅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스마일패밀리' 등이 마루180에 둥지를 틀고 있다.

또 최근 구글캠퍼스에 입주한 '피스컬노트'의 핵심 경쟁력도 머신러닝(기계학습)이다. 피스컬노트는 미국의 연방 및 50개에 이르는 주 정부의 공개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각종 법안의 통과를 예측하고 해당 의원의 성향 등을 분석해 관련 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주고 있다.

■SXSW 등에도 진출…"ICT 한류 발판"

테크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세계적인 IT 행사에 참석, 국내외 유수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분당 100타(영어)의 속도로 자판을 입력할 수 있는 SW를 개발한 '비주얼캠프'는 오는 21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시어스랩'과 '아카'는 다음달 개최될 'SXSW 엑셀러레이터' 결승전에 국내 최초로 진출한다.
'시어스랩'은 실시간 보정이 가능한 신개념 셀카 동영상 전용 앱인 '롤리캠'을 출시했으며, '아카'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 로봇 '뮤지오'를 개발한 곳이다.

앞서 지난 2010년 'SXSW 엑셀러레이터, 이노베이션 웹' 부문에서 최종 우승한 음성인식 개인비서 '시리(Siri)'가 곧바로 애플에 인수된 것처럼, 이 행사는 혁신적인 테크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디캠프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 무대에 한국 스타트업이 올라가게 돼 고무적"이라며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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