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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스타트업에 외국인 수혈”…본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 시동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6 15:22

수정 2016.02.16 15:22

미래부, NIPA 등 민관, 국내 창업 생태계 다국적화 논의 본격화
#맞춤형 수학 교육 솔루션 업체 ‘노리(KnowRe)’는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55명 중 15명 가량이 외국인이다. 미국과 독일, 콜롬비아 등 다양한 출신 배경을 지닌 외국인 직원들은 콘텐츠 개발과 디자인 부문 등에서 핵심 인재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 창업 생태계의 해외 인재 수혈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스타트업들이 함께 외국인이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을 넓히기로 한 것. 창업초기부터 외국인을 채용해 해외 현지에 특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이른바 '본 글로벌(born-global, 창업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외국인이 직접 한국에서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우리나라를 해외의 우수한 인재와 자본이 모여드는 스타트업 허브로 발전시키는 계획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과 외국인 간 구인·구직 포털 마련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비롯해 글로벌 엑셀러레이터(민간창업보육기관) 등은 임직원 중 외국계 비율이 30%가 넘는 미국 실리콘밸리나 싱가포르처럼 국내 스타트업을 다국적화하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미래부가 올해 신규 정책과제로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입, 해외 인재를 국내 스타트업에 유입하기 위한 '글로벌 스타트업 코리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NIPA가 해외 인재 채용 및 인턴십 지원 사업 등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과 외국인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구인·구직 포털을 구축하고 다국적 해커톤을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해커톤(해킹+마라톤)이란, 정해진 시간 안에 특정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앱)과 시제품 등 구체적인 결과물까지 만들어내는 대형 정보기술(IT) 대회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나 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양적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는 슈퍼 스타트업은 쿠팡(전자상거래업체) 정도"라며 "쿠팡도 글로벌 비즈니스 기반은 아니기 때문에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본글로벌 스타트업을 키우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외국인 채용을 위한 비자 문제 해결 등 시급”
이와 관련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본글로벌 스타트업의 핵심도 결국 '사람(맨파워)'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한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임직원 10명 안팎의 스타트업 입장에서 해외법인을 세우거나 현지인 채용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개발 초기부터 현지 수요를 반영하고 싶지만 외신이나 각종 리포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외국인들이 국내 스타트업 환경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 민간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창조경제나 혁신센터 등 국내에서는 창업 붐이 일고 있지만 정작 외국에서는 이를 아는 경우가 드물다"며 "오히려 정부가 창업비용을 지원한다고 하면 매우 놀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래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 학생 비자 신분으로 일정 기간 스타트업에서 근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 등을 포함해 비자 관련 문제 개선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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