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디자인을 잡아라" 실리콘밸리는 디자이너 전쟁중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9 15:33

수정 2016.02.19 15:33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요람으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의 유명 디자이너 영입 경쟁전쟁이 한창이다.

애플 아이폰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디자인이 곱힌 이후 부터 실리콘밸리 주요 IT기업들은 기술 뿐 아니라 디자인이 제품의 핵심요소로 자리를 잡으면서 디자이너가 직접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창업하는 일도 부쩍 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벤처캐피털(VC)에 디자이너가 임원으로 참여해 스타트업 투자 결정에 디자인을 평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실리콘밸리 내 디자이너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디자이너들의 활동현황
실리콘밸리 디자이너들의 활동현황
*벤처캐피탈(VC) 임원으로 디자이너 영입 (존마에다 KPCB에 합류 등)
*디자이너출신들의 잇따른 창업 (에어비앤비 등)
*구글과 페이스북 등이 다양한 디자인회사 인수


▲존 마에다
▲존 마에다

■디자이너 실리콘밸리 VC임원으로 '각광'
19일 업계 및 정보통신기술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이너들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 유력 VC들은 디자이너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구글 벤처스에서는 5명의 디자이너가 파트너로 일하고 있으며, 유력 VC 중 하나인 클레이너 퍼킨스 코필드 바이어스(KPCB)도 최근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존 마에다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MIT 미디어랩에서 디자인 강의를 했던 존 마에다는 로드 아일랜드 미술대학,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의 학장을 역임한 이후 KPCB로 이적해 디자인업계에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지난달 샌프랜시스코에서 열린 '오릴리 디자인 컨퍼런스' 에서는 존 마에다가 한 세션을 진행하며 그와 마찬가지로 VC에서 일하는 디자인 출신들과 함께 기술과 디자인의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 오릴리 미디어가 디자인을 테마로 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디자인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방증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디자이너 출신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례도 잇따르고있다. 플리커, 유튜브, 비메오, 민트 등에 이어 2010년 이후 크게 늘어나 팹, 텀블러, 인스타그램 등의 회사가 설립됐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 역시 디자인학교인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리즈디)를 졸업한 대표적인 디자이너 출신 창업가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잇따라 디자인 회사를 인수하고있다.

■디자이너출신 '스토리 텔링'에 강점
디자이너 출신들이 실리콘밸리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디자인을 소재로 기업이나 제품의 스토리를 만들고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어려운 기술에 의미있는 스토리가 결합되는 것을 요구한다는게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분석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어려운 기능을 설명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스토리를 찾아내는게 디자이너의 관점이 주효하다는 것이다.

또 디자인적 사고를 이용해 작업을 해온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기분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존 마에다는 '디자인 인 테크 리포트 2015' 보고서를 통해 "실리콘밸리 IT·테크 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이에 기여하는 디자이너들의 가치 창출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