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면세점·아웃렛의 명암.. 싸게 산 만큼 AS 고생?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1 17:32

수정 2016.02.21 17:32

품질보증서 있어도 백화점·일반 매장 등과 유통경로 달라 AS 안돼.. 택배·방문 접수로만 가능
#. 직장인 이모씨(36)는 지난해 해외 출장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평소 눈여겨봤던 명품 브랜드 가방을 구매했다. 가격은 60만원으로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오래 쓰면 된다는 마음으로 결제했다. 구매한 후 매일 자랑하듯 가방을 들고 다니던 이씨는 어느 날 지퍼 손잡이 부분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기분이 상한 이씨는 백화점에 있는 브랜드 매장을 찾아가 사후관리(AS)를 요청했으나 매장 직원은 AS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면세점에서 구매했으면 유료 수선 매장을 이용해야 된다는 설명이었다. 도저히 무료 AS 방법을 찾지 못한 이씨는 명동에 있는 수선 매장을 찾아 유료로 수리했다.


면세점과 아웃렛 등 정식 매장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매장의 AS에 소비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동일한 브랜드 제품이라 해도 면세점이나 아웃렛에서 구매하면 백화점, 또는 정식 매장에서 AS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자신의 돈으로 수선 및 수리를 하고 있다.

■"품질보증서도 있는데 왜…"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형마트 성장률이 2010년 대비 27.8%, 면세점과 아웃렛 분야를 의미하는 '기타 대형마트' 분야는 103.7%다. 반면 대형 할인점 분야 성장은 같은 기간 8.3%에 그쳤다.

면세점과 아웃렛에서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재 소비 트렌드 상황에서 규모의 성장을 소프트웨어격인 서비스 성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AS다.

박모씨(32.여)는 "경기 파주의 아웃렛에서 구매한 구두의 굽이 떨어져 백화점 내 동일 브랜드 매장을 찾아갔더니 AS가 안된다며 구매한 곳에 가보라고 했다"면서 "브랜드가 같아도 백화점 등의 매장 제품과 아웃렛 제품은 차이가 있어 백화점에서는 수선이 안된다는 설명이었다"고 털어놨다.

더구나 면세점과 아웃렛 매장 점포에서는 소비자에게 AS가 어렵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공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면세점에서 가방을 구매한 이씨도 "싸게 제품을 구매했으면 AS는 기대하지 말라는 행태의 판매는 문제가 있다"며 "구매할 때는 AS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일절 듣지 못했고 품질보증서가 있어 당연히 정식 매장에서도 AS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유통경로 차이 탓? 회사 방침?

정식 브랜드 매장에서는 면세점과 아웃렛 제품의 AS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통경로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면세점은 해당 브랜드 한국지사 등이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수입업체가 입점해 있다. 이들 면세점 내 수입업체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사실상 같은 브랜드라도 백화점 등에서 AS를 받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구매자들은 매장이 수입업체인지, 브랜드 한국지사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입업체 AS 관계자는 "면세점 구매 상품은 기본적으로 백화점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는 AS가 안되지만 택배 및 방문 접수를 할 경우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 브랜드 한국지사 AS 관계자는 "해외 본사에서 글로벌 워런티(품질보증)를 해주면 좋지만 그런 사례는 대부분 없다"며 "지사 입장에서는 면세점과 아웃렛 등 지사와 다른 유통 과정으로 들어온 제품은 책임질 이유가 없고 AS에 대한 불만이 많지만 본사 방침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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