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삼출성 중이염 가이드라인 발표...항생제 사용 불필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3 17:19

수정 2016.02.23 17:19

삼출성 중이염 가이드라인 발표...항생제 사용 불필요

삼출성 중이염의 미국 치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에는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제거제, 비강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12년 만에 개정된 미국의 삼출성 중이염 진료가이드라인에 삼출성 중이염 치료에 경구 항히스타민제와 비강충혈제거제, 비강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등의 권고내용이 추가됐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가 지난 2월 미국가정의학회와 미국소아과학회와 공동으로 2개월~12세 어린이 대상 진료 가이드라인을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발표했다. 여기에 삼출성중이염 진단 및 관리에 관한 새로운 권고 등이 포함됐다.

삼출성 중이염은 이통이나 발열 등의 급성 증상 및 삼출액에 감염 없이 고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통증 없이 자연 치유된다.
따라서 압력 변화에 따른 고막의 움직임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통기이경으로 중이의 삼출액 저류를 확인하고, 중이검사 및 청력검사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

중이염은 귀의 중이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아이들의 경우 주로 감기와 함께 발생한다. 귀와 코는 유스타키오관이라고 하는 이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의 경우 어른과 달리 이관이 짧고 각도가 달라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거나 들이마시면서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세균이 중이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중이염(비화농성 및 화농성 중이염)으로 진료 받은 인원의 56.5%가 10세 미만의 소아였다. 중이염은 3세 이전의 소아 9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한번 발생하면 재발이 쉽고 증상이 지속되면 농을 동반하는 삼출성 중이염이나 만성 중이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때 청력손실을 가져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유소아 중이염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제는 바로 항생제다. 항생제는 감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약제다. 하지만 다른 약에 비해 설사,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자주 생기는데다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을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급성 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통해 각 의료기간마다의 항생제 조절처방을 권장하고 있다.

귀 특화병원 소리이비인후과 최지선 원장은 "급성 중이염은 유소아가 자주 걸리는 질병이기 때문에 항생제의 적절한 처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귀의 통증 및 발열 등 증상 발현 후 2~3일 간격으로 전문의와의 상담 및 경과 관찰이 이루어진다면 최소 항생제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된 미국 3개 관련학회 진료가이드에는 삼출성 중이염의 청각 및 언어발달 관리에 대한 권고도 포함됐다.

소리이비인후과 최지선 원장은 "신생아 검진에서 청각이상이 있는 환아에게 중이염이 발견되었을 경우 부모에게 삼출성 중이염 치료 후 청각의 정상화 여부를 확인하도록 알려줘야 한다"며 "또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해당 연령에 맞는 적절한 청각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정 가이드라인에는 삼출성 중이염이 발생한 시기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진단으로부터 3개월 동안 주의 깊게 관찰 및 평가해야 한다. 4세 미만의 환아의 경우 다른 이유가 있지 않다면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 목적만으로 환기관 삽입 외 아데노이드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또한 만성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삼출액을 제거하고 중증난청, 고막 및 중이의 구조적 이상 여부를 3~6개월 마다 평가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