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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첫 재즈 공연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6 18:43

수정 2016.02.26 18:43

"전공분야서 벗어난, 참 신선한 도전"
요즘 젊은이 너무 급해 인내와 믿음 가지고 하고 싶은 것 찾아야
[fn이사람] 첫 재즈 공연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


"계속해서 재즈를 해볼까 생각해요. 더 배우기를 원하고요. 지금이 딱 맞는 타이밍이에요."

지난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에서 처음으로 도전한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8·사진)가 전한 말이다. 그는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세계적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와 협업 공연으로 재즈 '데뷔' 무대를 치렀다.

공연 이튿날인 26일 평창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경화는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벗어난다는 게 참 신선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재즈는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지만, 클래식과는 정말 다르다"는 그는 "클래식 음악은 정해진 짜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재즈는 즉흥이 있어 같은 곡도 (연주자마다) 각자 스타일이 너무 독특하다"고 설명했다.

정경화는 전날 공연에서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나윤선, 울프와 함께 두 곡을 연주했다.
대중에게도 익숙한 재즈곡 '고엽(Autumn Leaves)'과 울프가 정경화를 생각하며 클래식과 라틴음악을 접목해 작곡한 신곡 '그란디오소(grandioso.웅장하게)'이다.

"지금 모토는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낫다'이다. 그래서 시작했지만 이전에는 전혀 안해봤기 때문에 맨 처음에는 악보를 쓱 읽지는 못하겠더라"고 고백한 정경화는 "그래서 '이거 안되겠구나' 해서 리허설을 한번 했는데 너무 불편해 자신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번에 협연한 나윤선에게 편지를 써서 '내가 준비됐을 때 다시 언제라도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이후 다시 한번 리허설을 하자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연습했다고 고백했다.

정경화는 전날 무대에서 나윤선의 스캣, 울프의 연주에 호흡을 맞춘 즉흥연주를 보여줬다. 재즈에선 '신인'이었지만 '여제'의 카리스마와 내공은 자유로운 활에 실려 격정적 재즈를 빚어내며 무대를 달궜다. 연주를 마친 정경화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웃음과 함께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계속해서 재즈를 해보겠다는 그는 "더 배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클래식에 비해 자유가 너무 많은데 테크닉을 배우려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사실 칠순에 접어들어서 이제 브람스 협주곡 같은 것을 하려면 체력이 달린다. 바흐도 예전에는 몇십번을 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있을 수 없다"는 그는 "그저 기를 쓰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화는 "누구나 때가 있기 때문에 제가 한다고 해서 젊은 친구들이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선 자기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그게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급하다. 내가 평생 노력한 게 색채다.
먼저 인내와 믿음을 갖고 자기가 딱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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