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야, 뜨거운 공천戰…후유증에 속앓이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8 16:26

수정 2016.02.28 16:26

4·13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공천전에 돌입하면서 내부 잡음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두고 살생부, 음모론, 고소·고발 등이 난무하면서 후유증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현역 의원 실명이 거론된 '살생부' 괴담이 표면화되면서 계파별 갈등이 다시 격화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2차 현역교체를 앞두고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른바 '살생부' 논란이 터지며 마치 벌집 쑤셔논 모양새가 됐다. 정두언 의원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에게 자신을 포함한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이른바 '살생부' 논란은 김 대표의 부인에도 계파별 갈등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김 대표는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을 통해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김 대표는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하며, 정 의원과는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는 이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사실무근'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김 대표의 책임론까지 꺼내들며 분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인사인 윤상현 의원은 당장 "백해무익한 분란 보장이자 악담이다.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 그 사람부터 찾아내 당에서 솎아내야 한다"고 분노했다.

특히 친박계는 '살생부' 논란이 '청와대 하명설'로 번지는 것에 대해 '김 대표의 언론플레이'까지 언급하며 격분했다. 친박계는 김 대표를 향해 살생부 괴담을 터트린 경위를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계파별 예비후보들의 비방전과 고소·고발전도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비박계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친박계 박종희 사무제2부총장을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소했고, 경남 진주갑 최구식 예비후보는 박대출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경북 상주시에서는 예비후보 3명이 현역 김종태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으며, 강원 동해·삼척 이철규 예비후보는 이이재 의원 보좌진을 악성 유언비어 유포 용의자로 고발했다.

더민주 역시 이번주 2차 현역 물갈이 작업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3선 이상 중진은 하위 50%, 초재선 의원은 하위 30%'라는 컷오프 규모는 커졌음에도 그 기준이 모호해 내부 반발 기류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이미 지난 1차 컷오프에서 공천에서 배제된 10명의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차로 탈락한 의원들까지 더해지면 후폭풍은 커질 수 있다. 현재 중단됐지만 강기정 의원의 구제를 위한 연판장 서명 운동이 하루도 안돼 40여명의 의원이 동참한 것도 높은 당내 불만 수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민주 공관위는 29일 광주를 시작으로 당 소속 의원이 있는 지역구 공천 면접에 들어간다.


다만 김종인 대표가 혁신안 개정을 거론하며 탈락 의원들의 구제를 시사한 점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제약적 요소가 많다.
지금 혁신안은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는 항목이 너무 많다"며 혁신안 개정을 시사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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