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형항공사, 경영환경 어려운데 노사 갈등 지속... 안전 사고 우려도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2 16:20

수정 2016.03.02 16:20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노사 갈등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선 점유율 절반 이상을 저비용항공사(LCC)에 내 준데 이어 국제선 점유율도 하락하는 등 외부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홍까지 이어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게다가 최근 안전 문제까지 빈번히 발생하면서 관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노사 갈등 상황을 수개월째 이어가면서 고소와 폭행시비까지 벌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 말 조종사노조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조종사노조가 조종사 가방에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의 스티커를 부착한 점과 관련해 위원장과 집행부를 고소한 것이다.
회사 측은 위법소지가 있는 쟁의행위를 주도하면서 회사를 근거 없이 비방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서울남부지법에 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도 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해 구조조정안 발표이후 노사가 내홍을 겪는 가운데 최근엔 폭행시비까지 불거졌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지난달 23일 객실승무원 감축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유인물 배포를 저지하려는 사측 노무관계자와 노조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해당 사건은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중이다.

하지만 고액 연봉자로 알려진 항공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때문에 실질적인 파업으로까지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에서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등으로 주장을 전달하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도 호응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면서 "국민적인 관심 사안임에도 큰 반응이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2015년 12월 3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노조에 6차례 공문을 보내는 등 노조와 계속 협의을 진행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노조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1일 인천발 필리핀 마닐라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앞바퀴 고정핀을 뽑지 않고 이륙했다가 회항해 승객들이 2시간여 뒤 다시 출발하는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는 지상에서 이동할 때 바퀴가 접히지 않도록 고정핀을 꽂아두는데 정비사가 이를 제거하지 않았고 조종사도 재차 확인 없이 이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문제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운항에 관한 전체적인 책임이 조종사에게 있다는 점에서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안전 사고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비사 실수가 큰 부분"이라면서도 "대한항공의 경우 준법 투쟁이라는 이름으로 규정을 모두 지켜 근무하겠다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는 더 꼼꼼히 정비 문제 등을 잘 챙겼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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