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브렉시트는 없다

아나톨리 칼레츠키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는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것이다.

이 확신에 찬 예측은 약 50%가 6월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영국 여론은 앞으로 한동안 '탈퇴' 방향으로 더 나아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걱정을 접을 시기가 됐다. 정치와 경제는 사실상 영국 국민투표가 EU 잔류 찬성으로 귀결될 것임을 보증하고 있다. 투표 수주일 또는 수일 전까지도 여론조사는 이를 명백히 드러내지 못할 수 있지만 그렇다.

'잔류'의 강력한 동역학은 우선 정치에서 시작된다. 2월 합의 이전에만 해도 영국 지도부는 브렉시트에 대한 반대를 진지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내각은 EU가 자신들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탈퇴를 심각히 고려하겠다는 시늉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노동당이나 재계가 아직 캐머런 자신조차 띄우지 못하고 있는 EU 합의안을 선전하고 다닐 수는 없었다. 탈퇴 로비는 이 때문에 사실상 여론의 관심을 독점했다. 이 같은 상황은 EU 합의안이 나온 지금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캐머런 총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완고한 집권 보수당의 유럽회의론자들을 자극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가 가까워지면 이 같은 정치적 불균형은 급작스레 역전될 것이다.

캐머런이 국민투표 운동기간에 내각을 당의 통제에서 풀어 놓기로 할 것이라는 점이 배경 가운데 하나다. 캐머런의 그동안의 움직임은 취약함의 신호로 보였지만 점점 절묘한 포석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보리스 존슨, 마이클 고브 같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양심에 따른 자유 표결'이라는 캐머런의 제안이 대다수 주요 보수당 정치인들을 캐머런 지지로 돌려세우고 있다.

정계 흐름이 바뀌면서 영국 언론과 재계 의견이 이를 따를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 직접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그렇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 언론을 주름잡는 루퍼트 머독은 자신의 영국, 독일, 이탈리아 위성TV 사업을 하나로 묶어두는데 EU 단일시장이 필요하다. 또 머독뿐만 아니라 언론과 재계 역시 캐머런이 패배할 것이란 압도적인 증거가 없는 한 승자 편에 서고, 캐머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것도 동기가 된다.

이는 현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해도 되는 타당한 주요 배경이다. 영국이 EU 탈퇴의 비용과 이득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할 때에만-또 이는 국민투표 수주 전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인데- 유권자들은 브렉시트가 영국에 심각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고, 정치인 누구도 혜택을 보지 못할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브렉시트의 경제적 대가는 막대하다. 경제와 관련해 탈퇴 진영의 주된 주장은 영국의 막대한 무역적자가 비밀무기이고, 영국과 교역관계가 단절되면 EU가 잃을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완전히 그릇된 주장이다. 영국은 서비스산업의 유럽 단일시장 접근을 위해 협의에 나서야 하는 반면 EU 제조업체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영국 어디서나 판매할 수 있는 사실상 무제한적인 권리를 자동적으로 향유하게 된다.

영국은 EU 비회원국이지만 유럽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는 단 2개 예외인 스위스나 노르웨이처럼 EU와 협약을 맺어야 한다.

노르웨이와 스위스가 받아들인 EU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 가운데에는 브렉시트의 정치적 목적을 완전히 무위로 돌리는 네 가지가 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모든 EU 단일시장 기준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제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 관련된 모든 EU 법률을 자국 유권자들과 상의 없이 자국법에 적용키로 합의했고, EU 예산에도 상당분을 기여한다.
또 EU의 무제한적인 이민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스위스와 노르웨이의 인구 대비 이민자 비율은 영국보다 높아졌다.

일단 영국의 정치, 재계, 언론 지도자들이 브렉시트 이후의 심난한 삶에 주목하기 시작하면 유권자들도 EU 잔류를 결정할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