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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알짜 게임업체 줄줄이 삼키는 '차이나 머니'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09 16:56

수정 2016.03.09 16:56

'뮤 온라인' 만든 웹젠 지분 NHN엔터, 中 업체에 넘겨
연매출 1조원 넷마블은 中 텐센트가 3대 주주
IP 제공업체로 전락 위기 "게임산업 종속" 우려도
한국 알짜 게임업체 줄줄이 삼키는 '차이나 머니'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중이던 웹젠의 지분을 중국게임사 아워팜의 자회사에 매각하면서, 또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자본으로 넘어갔다. 중국 거대자본이 국내 알짜게임 업체 지분을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한국 게임업체들이 중국 대형 게임업체에 지적재산권(IP) 제공 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속속 중국 자본에 넘어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규제가 꼽히고 있다. 강력한 규제 때문에 게임산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견디지 못한 게임업체들이 중국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사 아워팜. 온라인게임 대명사 웹젠 인수

지난 8일 오후 NHN엔터테인먼트는 보유중이던 웹젠 지분 679만5143주 전량을 '펀게임'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펀게임은 중국 게임사 아워팜이 웹젠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사실상 아워팜이 직접 웹젠을 인수한 셈이다.

웹젠은 2001년 국내 최초 3차원(3D) 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온라인 게임을 이끈 대표 게임회사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사로 시가총액 규모만 8800억원에 달한다.

중국 대형 퍼블리셔(배급사) 아워팜은 웹젠의 '뮤온라인' IP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 '뮤오리진', 중국게임명 '전민기적'을 개발한 천마시공을 자회사로 두고있다. 이미 '뮤오리진'으로 웹젠과 제휴를 맺고 있는 아워팜은 이번 투자로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웹젠 최대주주는 김병관 의장으로 웹젠 지분 26.72%를 보유하고 있어 아워팜이 웹젠의 2대 주주가 된다.

거대자본 아워팜의 투자로 웹젠의 게임 개발과 함께 후속작 출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이나 단순한 IP 장사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中 게임업체들, 잇따라 韓 알짜 게임사 인수

앞서 중국 대형 게임사 텐센트는 국내 굴지 게임업체인 넷마블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을 비롯해 파티게임즈 등에 대규모 지분투자를 했다.

이번에 웹젠마저 중국계 자본에 지분을 내주면서 게임 관련 기술력을 넘어 장기적으로 중국 게임업계에 종속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게임업계 사상 두번째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상장 준비에 돌입한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텐센트가 3대 주주에 올라있다.

상장할 경우 텐센트의 투자 이익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한 상장 이익을 넘어 3대 주주로써 중국 시장에 넷마블 게임 퍼블리싱은 물론 사업적 파트너로서의 협업은 부가적인 수익이 되고 있다.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네시삼십삼분(4:33)에도 라인과 함께 1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텐센트는 파티게임즈에도 2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04년 중국 샨다게임즈는 국내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자본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호조세를 보이던 웹젠마저 중국 자본을 대주주로 두게 된 것은 나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업체들의 압력에 독자적인 행보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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