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전쟁터' 바꾼 이통사..동영상으로 경쟁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13 18:11

수정 2016.03.13 22:08

'가입자 뺏기' 경쟁 탈피
LTE 데이터 사용량중 동영상 비중이 60% 돌파
최근 출시 KT 'Y24' 등 동영상 특화 요금제 늘어
콘텐츠 차별화가 경쟁력
볼만한 내용 없으면 가입자 잡아두기 힘들어
'냉부'·'뽀로로' 등 인기 동영상 단독 제공
'전쟁터' 바꾼 이통사..동영상으로 경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의 경쟁무대가 동영상 콘텐츠로 완전히 전환됐다. 기존에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놓고 가입자 뺏기 경쟁에 몰두하던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데이터 사용량 증가를 위한 영상 콘텐츠 확보와 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

지난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된 이후 급속히 달라진 이동통신 회사들의 경쟁 전략으로 이동통신 산업의 경쟁구도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동통신 3사간에 벌어지던 경쟁전선이 확대돼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방송사업자가 통신회사들의 직접 경쟁 상대로 부상하면서 경쟁의 영역과 국경의 의미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이동통신 회사들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많은 젊은층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연령대별 특화 요금제를 내놓는가 하면 경쟁사에는 없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族 잡아라"...통신사들 지상과제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롱텀에볼루션(LTE)데이터 트레픽 폭증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1월 17만2012테라바이트(TB)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1만2272TB에 비해 53%가 급증한 것이고, 2년 전인 2014년 1월 6만1639TB에 비교하면 2년새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 LTE 데이터 트레픽의 주요 원인은 동영상 소비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TE 데이터 사용량 중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50%를 넘어서 최근에는 60%를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모바일 동영상 수요 증가에 맞춰 각 이동통신사들은 주 수입원이 된 데이터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모바일 동영상족들을 가입자로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한달에 5000~8000원 정도의 정액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면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를 마음놓고 볼 수 있는 '밴드(band) 플레이 팩'이라는 동영상 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band플레이 팩'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의 영상제공 서비스 옥수수(oksusu) 전용 데이터를 매일 1GB씩 별도로 받는다. 데이터 1GB는 고화질(HD)급 동영상 약 1시간, 표준화질(SD)급 동영상 약 2시간 시청할 수 있다.

KT도 최근 20대 중반 이하 연령대를 타깃으로 'Y24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자가 선택한 시간대에 따라 매일 3시간 동안 2GB 내에서 추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Y24 요금제는 기존 299부터 599 요금제와 가격은 동일하지만 매일 3시간, 2GB 데이터 등 추가 기능이 제공된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데이터 요금제에 1GB의 데이터와 지하철 내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시 1GB를 매일 추가로 지급하는 '뉴 음성무한 비디오 데이터' 요금제를 서비스 중이다.

■콘텐츠 차별화가 경쟁력의 '키'

뭐니뭐니해도 경쟁력의 핵심은 차별적 동영상 콘텐츠 확보다.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주도라도 볼만한 콘텐츠가 없으면 가입자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자사 인터넷TV(IPTV) 올레tv에서 지난 1월부터 '360도 가상현실(VR)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 콘텐츠의 경우 AVA 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 기획으로 매달 1편 단편 영화, 리얼리티 쇼 등을 자체 제작해 올레 tv 모바일애서만 독점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뽀로로를 직접 제작투자한 이후 지속적으로 뽀로로 시리즈를 독점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9일에도 '뽀로로와 노래해요 시즌3'을 독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셰프들의 요리 대결로 인기몰이 중인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를 무버사와 함께 360도 VR 영상으로 자체 제작해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근 1년 동안 데이터 소비가 늘어나면서 데이터로 영상을 보게 하려는 다양한 요금제들이 나오고 있다"며 "통신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자사 영상 플랫폼을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독점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과거 가입자 수 경쟁에서 영상 콘텐츠 경쟁으로 전쟁터가 완전히 전환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