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이 성장과 이익 동반감소에 직면했다. 국내 방산업계 해외매출이 지난해 꺾임세로 돌아선 가운데 영업이익은 매년 줄어들면서 해외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위산업 육성은 자주국방이라는 정치외교적 전략가치뿐만 아니라 수출경쟁력 침체에 빠진 우리 기업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라는 점에서 최근 부진은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14일 방위사업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은 34억9000만달러로 2014년의 36억1000만달러보다 줄었고, 방산업체들의 영업이익도 2010년 6898억원에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방위산업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달아오르면서 방위산업 수출여건도 악화될 것이란 점이다. 서유럽과 북미의 국방비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철군한 이후 줄어들어 전체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형국이다. 다만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국방비는 늘고 있다. 이에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아시아를 놓고 세계 100대 방위산업체 간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방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면적 리모델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방산산업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주도형 영세한 국내 시장 탈피 △국내 방산업체에 대한 역차별 규제 철폐 △미래전에 적합한 전력증강사업 △방사청 전문인력 보강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주관으로 지난 10일 열린 '방위산업의 도전과 육성'이란 세미나에서 이용대 예비역 육군 소장은 "유사시 국가행위의 독립성 유지 기술파급으로 인한 국가재정과 경제적 효과를 위해 방위산업은 육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9위권의 국방과학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세계 7위의 무기 수입국이자 부상하는 무기 수출국가"라면서도 "한국의 방위산업은 짧은 방산역사에도 불구하고 큰 양적 성장을 이뤄왔지만 국제 방산시장의 경쟁력과 정치외교적 전략을 충족시키기엔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한국 방산업체는 국내시장에 안주해 있다"면서도 "정부도 국내업체에 과도한 원가 후려치기와 무리한 납기일을 요구해 업체들을 옥죄고 있다"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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