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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동영상 '볼만한 콘텐츠' 없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15 17:16

수정 2016.03.15 22:09

이통사·유료방송사들 가입자 유치 열올리지만 막상 콘텐츠 투자 소홀
모바일 동영상 '볼만한 콘텐츠' 없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바일 동영상족'이 급증하면서, 각 이동통신 회사들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앞다퉈 경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볼만한 콘텐츠가 없어 모바일 시장이 '속빈 강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내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은 싼 값에 이동통신 망만 빌려주고 수익은 글로벌 동영상 업체들 몫으로 뺏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회사들의 동영상 경쟁이 단순한 가입자 확대 경쟁에서 탈피, 질 좋은 콘텐츠 확보-제작 경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수요는 느는데 볼게 없다

15일 관련업계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2015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산업, 게임 등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체당 콘텐츠 제작 비용은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2년 사업체당 콘텐츠 제작 비용은 4억 8700만원에서 2013년 4억 8000만원, 2014년 4억 76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 몇 년 간 국내 콘텐츠 제작업체 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특히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콘텐츠 사업체수는 2011년 1074개에서 2012년 945개, 2013년 928개, 2014년 910개를 나타내며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국내 총생산(GDP)에서 콘텐츠산업 부가가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2.77%에서 2013년 2.66%, 2014년 2.47%로 감소하고 있다. 개발여건이 영세한 만큼 콘텐츠의 질도 보장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업체들 한국 시장 공략 봇물

국내 동영상 콘텐츠 개발 여건이 열악한 반면, 한국의 시장 성장성을 간파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올 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투자규모도 갈수록 늘리는 등 콘텐츠 질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하는 글로벌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이외에도 멕시코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의 실화를 다룬 '나르코스'와 마블 히어로 시리즈 '제시카 존스' '데어 데블' 등을 직접 만들어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고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단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존은 지난 8일 자사 웹사이트에서 30분짜리 뷰티 토크쇼 방송인 스타일 코드 라이브(Style Code Live) 생방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마존은 2일 이내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프라임(Prime) 멤버(연회비 99달러)에게 미디어 플랫폼인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2016년 콘텐츠 제작비로 26억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며 이 밖에도 미국 각 방송사들은 콘텐츠 제작 비용을 급속히 확대하는 추세다.


■'킬러 콘텐츠' 있어야 플랫폼 생존

이동통신 회사나 유료방송사들이 각자 방송 플랫폼을 만들고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방송 플랫폼의 경쟁력을 결국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 확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급속히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3차원(3D) 영ㅇ상 시장은 '킬러 콘텐츠'가 없어 당초 시장 기대만큼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콘텐츠 수요가 줄어들자 콘텐츠 제작사업 역시 위축되는 악순환이 일어났고 결국 기술력이 높았던 하드웨어 플랫폼도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라고 동영상 산업 생태계의 핵심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한 중소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이동통신 회사나 유료방송사들이 서로 방송 플랫폼 사용자 늘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경쟁력의 �심인 콘텐츠 제작이나 수급에 대한 투자는 소홀한 편"이라며 "급성장하는 미디어 콘텐츠-플랫폼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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