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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대형사고 방지 첫 걸음은 '안전신고'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7 17:41

수정 2016.03.27 17:43

[차관칼럼] 대형사고 방지 첫 걸음은 '안전신고'

대형사고는 그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여러 가지 형태로 신호를 준다. 1920년대 미국 보험회사 직원 하인리히는 이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했다. 하인리히는 1건의 대규모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29건의 작은 사고가 있고 그에 앞서 300건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고 했다. 이것이 재난관리에서 유명한 하인리히 법칙(1대 29대 300)이다. 바로 사소한 일들이 징후로서 신호를 줄 때 미리 잘 대처하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국민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것이 안전신문고다.


안전신문고는 국민이 생활 주변의 안전 위해요소를 신고하면 행정기관이 즉각 처리해 사고를 예방하는 제도다. 국민안전처는 2014년 12월 이 시스템의 웹서비스를 개통한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휴대폰 앱을 출시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신문고 개통 이후 지금까지 9만1000여건의 안전신고가 접수, 처리됐다. 그 신고들은 사고의 징후라 할 수 있는 도로 함몰, 맨홀뚜껑 유실, 전신주 개폐기 개방, 가드레일 파손에서 교통신호등 고장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들부터, 눈여겨 보지 않으면 지나쳐버릴 어린이놀이터 옆 전기배전박스 문 열림이나 벤치에 튀어나온 못 노출 등 위험요소들을 용케 찾아내 신고해준 사례도 많았다. 많은 국민들이 정말 어린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신고에 참여해준 것이다. 이런 신고 덕분에 대형 붕괴사고나 교통사고에서 어린이의 감전사고, 못 찔림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본다.

지금까지 안전신고 건수를 하인리히 법칙인 300대 29대 1에 대입해 보면 안전신고 9만1000여건은 3137건의 작은 사고와 303건의 대형사고로 환산할 수 있다. 이 대형사고들에 관계되는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생각해 보면 안전신고의 소중함과 가치를 새삼 느끼게 된다.

비록 예방된 사고가 하인리히 법칙 비율만큼이 아니라 단 한 건의 대형사고라 해도 그로 인해 보호된 소중한 생명을 생각해 보면 안전신고의 중요성은 절대 가볍게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참으로 소중한 일들을 해준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지금까지 안전신문고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제도를 알리는 데 노력해 왔다. 휴대폰 안전신문고 앱을 설치하도록 릴레이운동을 전개했고 공무원은 물론이고 시민단체, 학생까지 전 국민에게 홍보하면서 안전신고를 유도해 왔다.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신고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안전신고는 연례행사와 같이 한 번 하고 마는 일이 아니다. 지속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어제 집을 청소했다고 오늘도 깨끗하다고 할 수 없듯이 안전위해 요소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찾아내 제거해 주어야 한다.

생활주변 위험요소 신고에 한 사람이 참여하면 내 가정이, 열 사람이 참여하면 내 이웃이 안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전 국민이 참여한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도 가져본다.


이제 최고의 안전대책은 전 국민의 '안전신고의 생활화'다. 이것이 문화로 정착돼 국민 모두가 참여할 때 안전한 대한민국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까지 안전신문고 앱을 설치하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지금 바로 앱을 설치해 안전신고에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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