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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업엔 빅데이터가 핵심.. IT 넘어 DT 뜬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9 18:08

수정 2016.03.29 19:39

알파고 기반도 빅데이터.. 제조업·의료 등 분야서 활용
2020년 국내시장 70% 성장.. 국내는 걸음마단계
선진기술과 최대 5년 격차.. 서비스기술 상대적으로 미흡
연결성으로 정보 획득.. IoT·O2O 등 활성화되면서 데이터 개방성 더욱 커져
#2012년 미국 대선, 재선을 노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거전략으로 지지층을 끌어모아 재선에 성공했다. 2008년 대선 때 열풍을 일으켰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외에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더욱 세밀화한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오바마 캠프는 기존 SNS 정보와 정치헌금 기부명단, 신문구독 현황, 보유 차량, 선호하는 브랜드, 신용카드 정보 등 얻을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모아 맞춤형 데이터 구축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경합지역의 유권자 성향을 파악, 부동층 공략을 위한 맞춤형 SNS 메시지를 보내고, 후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연령대의 계층을 선별하는 작업도 쉽게 해냈다.

#글로벌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고객 추천시스템을 통해 발생한다. 회원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구매 가능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으로 소비자의 기존 구매 데이터로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단순히 소비자의 쇼핑패턴을 유추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이나 검색한 물건을 중심으로 세분화시킨 맞춤형 추천 기능을 장착, 고객 수나 아이템 규모에 관계없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미래 사업엔 빅데이터가 핵심.. IT 넘어 DT 뜬다

전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근간이 빅데이터라는 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기술(DT)이 집중 조명받고 있다. 빅데이터가 급부상하면서 바야흐로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인공신경망으로 3000만건의 기보라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승률이 높은 착점을 찾아내는 알파고를 보면서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DT가 새로운 산업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넘어 전세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지난해 '정보기술(IT)시대가 저물고 DT에 기반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듯, 빅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기술을 익힌다면 성장 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빅데이터 산업은 선진기술 대비 최대 5년에 가까운 기술 격차를 보이는 등 성장 초기 단계인 만큼 관련 시장과 기술을 키우는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 사업엔 빅데이터가 핵심.. IT 넘어 DT 뜬다

■빅데이터 성장과 함께 급부상하는 DT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DT의 핵심은 빅데이터인 만큼 이를 활용할 필요성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은 빅데이터 시장이 오는 2018년에는 글로벌 규모가 전년도 대비 51.3%, 국내에선 48.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은 60.9%, 국내 시장은 69.5%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빅데이터 수요 기업들은 2018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37.1%, 국내 시장은 33.7% 성장하고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이 43.4%, 국내 시장이 4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세에 있어 공급기업들과 수요기업들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공급기업들은 제조와 물류.유통으로 꼽았고 수요기업에선 대량의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는 통신.방송, 금융에 대한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기업들은 빅데이터가 다른 산업과 결합해 융합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 물류.유통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등과 연계된 제조 환경의 빅데이터 분석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빅데이터 수요기업 중 의료 기업들은 의료 및 보건 데이터 등의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의료산업에 대한 빅데이터 성장세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인해 성장이 기대되는 업무로 고객관리 및 모니터링.마케팅 업무가 꼽혔다. 고객관리와 마케팅 업무로 기존 고객정보를 관리하는 수준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분석해 향후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 고객 소비를 촉진시켜 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끌 수 있다는 전략이 주효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연결.개방으로 DT 선순환 공고화

DT에서의 데이터 활용 기본은 '연결'과 '개방'이 꼽힌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소비자를 중심으로 데이터가 연결돼야 쉽게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기존 인터넷이 확장되면서 IoT로 구현되고 있고 온라인.오프라인 연계사업(O2O)과 헬스케어, 커넥티드카, 스마트 팩토리 등 데이터가 연결되는 통로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선 공공데이터가 공개되면서 교통, 날씨, 부동산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국민들의 편익을 높이는 관련 기술들이 점차 나오고 있다.

연결과 개방은 이용자들이 편리성을 대가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데이터 공개를 허용하기에 이뤄진다. 이같이 편리한 기술과 데이터 공유 및 연결이 선순환 체계로 이뤄지고 있어 점차 DT가 발전할 여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들간 연결이 가능해지고 구글은 이미지 파일을 무제한 저장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내놓으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을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등 DT 선순환이 가능해지고 있다.

DT를 강조한 마윈 회장은 DT와 관련, 이타주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마윈 회장은 "DT시대에선 다른 사람을 당신 자신보다 더 신뢰해야 강해진다"며 "IT 시대에는 스스로 잘할수록 영향력이 커졌지만 DT 시대에는 당신의 직원, 고객, 동료가 보다 더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믿어야 당신이 더욱 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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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쳐진 국내 데이터 산업

해외에선 실제 산업에서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사례가 다양해지면서 관련된 경험과 기술을 쌓고 있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빅데이터 시장은 도입 초기 단계 수준으로 솔루션 및 시스템에 대한 기술수준은 평균 이상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 거래, 분석 서비스, 컨설팅 서비스 등의 기술 수준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선진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은 국내 기술 수준이 62.6 정도의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진기술과의 수준 격차도 3.3년 정도 벌어진다는 평가지만 해외 빅데이터 기업은 국내 기술 수준을 100 기준에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2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기술과의 격차도 4.9년으로 보고 있고 동일 수준으로 따라잡으려면 5.4년은 걸릴 것으로 분석, 국내 빅데이터 기술력을 보다 엄격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DT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석 서비스 등에 있어서 해외수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나마 국내에선 2013년에 정부의 빅데이터 관련 지원 정책이 수립됐고 대기업 중심으로 파일럿 프로젝트가 시작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2014년 정부의 빅데이터 관련 투자 규모가 490억 원으로 확대되고 민간 투자 증가세도 2013년 대비 22.5%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5년에는 정부의 투자 규모가 698억으로 확대되면서 민간기업들의 빅데이터 활용건수가 확대되는 긍정적인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험사업들이 마무리 되면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분석시스템 구축이 확대될 것"이라며 "IoT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나타나 관련된 투자에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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