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분양가 손실 보전 '안심 보장제' 재등장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30 18:03

수정 2016.03.31 19:23

대우건설, 경기 파주 위치 '센트럴 푸르지오' 적용 등 서울 이외 지역 효과 미미
검증안돼 주의 필요 조언

최근 주택시장에 공급과잉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파주운정신도시, 충남 당진 등 일부 지역에서 신규 분양주택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분양자에게 손실액을 보전해주는 이른바 '안심 보장제'가 다시 등장했다.

안심보장제는 주택시장 침체가 심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이 대거 쌓이던 2013~14년에 성행했다가 2014년 말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취를 감췄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당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내건 상품인 만큼 미분양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며 "혜택보다는 상품에 대한 정보나 계약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파주운정, 충남 당진 등서 재등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4일부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에 '계약조건 안심 보장제'를 적용했다. 이는 분양가 할인, 중도금 무이자 등 계약조건이 바뀔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도 혜택을 소급 적용해주는 보장제다. 분양관계자는 "완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중"이라며 "현재 계약하는 고객은 물론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계약을 갱신해 주고 있다"고 홍보했다.


파주운정신도시에서의 안심 보장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가 선착순으로 분양될 때에도 적용됐다.

충남 당진의 '광명 메이루즈'도 이달부터 분양가 안심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가 할인분양을 할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 낮아진 비용만큼 환급을 해주거나 입주 후 집값이 분양가 이하로 내려가면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안심보장제 실적 지역별 희비 엇갈려

GS건설은 최근 서울지역 일부 단지에 '대출금리 안심보장제'를 적용해 흥행에 성공했다. 대출금리 안심보장제는 금리가 올라도 중도금 대출이자에 기존 금리를 적용해주는 계약제도다.

지난달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에 중도금 대출금리 안심보장제를 적용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엿새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이어 은평뉴타운에 공급하는 '은평스카이뷰자이'에도 적용해 평균 경쟁률 13대 1로 1순위 청약에서 마감시켰다.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해 4월 분양을 시작한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의 분양 물량은 6개월이 지나서야 대부분 정리됐다. 지난해 10월에 분양을 시작한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의 계약률은 6개월이 지난 현재 70%를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높은 서울에서 대출 금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마케팅 전략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보장제를 실시할 경우 사업성이 그만큼 부족하다고 고백하는 것"이라며 "입주시점까지 혜택을 받아도 그 이후에도 보장을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증된 제도 아니어서 계약서 꼼꼼히 따져봐야

전문가들은 안심보장제가 아직 검증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계약을 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범현 변호사는 "분양가 안심보장제 등은 최근에 도입된 것이어서 판례가 축적되지 않는 등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수요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가 갈 수 있다"며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정확히 명시됐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범 변호사는 "분양가를 보장해준다고 해도 할인분양을 할 때 차액을 보전해주는 것인지, 입주시점에 아파트의 시세가 떨어졌을 때 보전해주는 것인지도 확실히 계약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계약서에서 기준 시점.시세 등이 명확하게 나와 있어야 한다"며 "아직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건에 덜컥 계약하기 보다는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변영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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