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중동·아프리카 시장, 세계최대 규모로 성장 전망
한국업체들 발빠른 마케팅, 삼성 '고급폰' 이미지 앞세워.. 갤S7, UAE서 세계 최초 출시
LG G5는 이달 출시 앞두고 젊은층 대상으로 대대적 홍보
중동이 한국 수출 회복을 위한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성장을 멈춘 세계 스마트폰시장 중 중동은 유일한 고속성장 지역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은 한국의 최대 수출품이어서 중동시장 성장 예측은 한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중동은 북아프리카로 통하는 길목이어서 수출부진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에 중동 공략은 필수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에서의 기회를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활동을 살펴본다.한국업체들 발빠른 마케팅, 삼성 '고급폰' 이미지 앞세워.. 갤S7, UAE서 세계 최초 출시
LG G5는 이달 출시 앞두고 젊은층 대상으로 대대적 홍보
【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서울=박지애 박지영 기자】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을 멈춘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동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며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중동은 오는 2020년 전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중동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중동은 북아프라카 지역으로 입성할 수 있는 길목으로 중동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중동과 함께 메나(MENA,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지역)로 묶이는 북아프리카까지 약 12억명 인구가 밀집한 거대 시장을 선점할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는 중국시장과 맞먹는 비중이다. 게다가 MENA지역은 중국 시장과 달리 경쟁할 만한 현지 스마트폰 업체가 없다는 점이 시장 확장에 더 큰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아프리카, 2020년 세계최대 스마트폰 시장
3일 관련업계 및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7%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판매량 기준 성장률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중동과 아프리카는 오는 2022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게 SA의 예상이다. 지난해에도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37.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별 평균 성장률 12%에 비해 3배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는 6.7%, 서유럽은 6.4%, 아시아태평양은 12.9% 성장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며 오는 2020년 중국을 포함하고 있는 아시아를 제치고 전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게 조사기관들의 예상이다.
이렇게 급성장하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9%의 시장점유율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화웨이가 10.3%, 애플은 7.9%에 그쳤다. 그외 TCL-알카텔이 3.9%, 레노보 모토롤라가 3.4%, 6위로는 LG전자가 2.6%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삼성, 두바이서 최고급폰
우리 기업들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주요 공략지점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의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갤럭시S7.갤럭시S7 엣지를 공식 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일 두바이에서 전 세계 첫 갤럭시S7 출시 행사를 열었다. '세계 최고', '세계 최초'를 좋아하는 중동사람들의 문화를 공략한 셈이다.
또 중동 최대의 관광객이 몰리고, 최신 제품이 가장 빠르게 유입되는 중동의 메카인 두바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10년 간 거주했다는 한 한국인은 "삼성의 스마트폰은 중동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며 "삼호감도 성 스마트폰 보다 싼 스마트폰도 많지만 삼성의 갤럭시는 '고급폰'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 고급 제품을 좋아하는 중동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 사람들의 구매 패턴은 싼 제품 보다는 고급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바이의 대형 쇼핑목인 두바이몰 내 삼성전자 매장에서 만난 알 하마디(39)씨는 "삼성 스마트폰만 사용한지 5년째"라며 "스마트폰을 바꿀 때가 됐는데 마침 삼성전자에서 갤럭시S7을 출시했다고 해서 가족들과 쇼핑을 나왔다"며 "직접 보니 화질이 더 선명해지고 방수기능이 마음에 든다"고 호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덧붙였다.
■LG, 중동서 젊은층 집중 공략 나서
LG전자도 UAE에 이달 중으로 LG G5 앤 프렌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지역 출시에 앞서 LG전자는 10~30대 UAE 여성들을 집중 타깃 대상으로 보고, 젊은 여성들이 대거 참석하는 CJ E&M의 KCON 페스티벌 협찬사로 참석해 컨벤션관에 부스를 만들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CJ E&M의 KCON은 지난달 25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행사로 이날 행사에는 총 8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동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류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KCON 전시에 참여했다"며 "KCON 관람객들은 세계 최초로 기기간 결합 가능한 모듈 방식의 LG G5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LG 360 VR 존에 관람객이 몰렸으며, LG 360 캠으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며 현지에서의 G5에 대한중동 여성들의 반응을 전했다.
KCON LG전자 부스에서 만난 사우디아라비아 파므다 알메리(학생.26)는 "KCON을 보기 위해 사우디에서 왔는데, LG G5를 체험하는 행운도 얻었다"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어서 사우디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 반격 대안 필요
현재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텃밭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점유율 49%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애플의 중동.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7.9%대로 아직은 부진한 수준이다. 그러나 애플은 지난해 두바이에 최초의 애플스토어를 오픈, 본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섰다.
중국업체들의 공략도 거세다. 화웨이는 지난 연말 10.3%대 점유율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3년 4.1%로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진입한 화웨이는 2014년 10.4%까지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늘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의 침체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얼마 남지 않은 유망시장 중동.아프리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프리미엄폰은 물론, 중저가폰까지 다양한 모델의 스마트폰들이 출시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수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pja@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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