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소총예산 0원, 국산 소총 사라지나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4 18:11

수정 2016.04.04 18:36

피카티니 레일 시스템과 스톡 개머리판을 적용한 K2 소총의 개량형 K2C 소총. 시가전과 현대전에 적합하게 개량된 돌격소총이다.
피카티니 레일 시스템과 스톡 개머리판을 적용한 K2 소총의 개량형 K2C 소총. 시가전과 현대전에 적합하게 개량된 돌격소총이다.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2017~2021 국방중기계획'에서 장병의 핵심무기인 소총 관련 예산이 전액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4일 "국방부는 국방중기계획 관련 총예산을 지난해보다 6조원 줄이면서 소총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면서 "K11 복합형 소총 개발을 추진하면서 군의 기본장비인 K2소총 관련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이라고 알렸다.

■ 소총예산 0원 군 정예화여 안녕

소총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 됨에 따라, 전투원 개인의 전투력 향상과 예비군 정예화에 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돌격소총인 K-2 소총을 1985년부터 보급해 왔으며, 지휘관 및 특수임무 자들이 사용하는 카빈형(경량화 소총)K-1 소총을 1981년부터 지급해 왔다.


야전에서는 최첨단 사격지시기와 주야간 조준경 등 전투원 개인의 사격능력과 전투력을 향상 시킬 장비의 장착이 용이한 개량형 소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 돼 왔지만, 전력화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K-11 복합형 소총 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현실적인 소총 현대화 사업이 밀려난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월남전에 사용된 M-16 돌격소총을 M16A1~A4등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개선하면서 시가전과 현대전에 적합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성능개량을 추진해 왔다.

한편 예비군들의 사용총기 부족현상도 심각한 상황이다.

예비군 관련 실무를 담당했던 예비역 장교는 "향토 및 동원 사단에 동원되는 동원예비군들에게는 K-2 소총이 지급되지만 지역과 직장을 담당하는 향방예비군에게는 M-16 소총이 지급된다"면서 "예비군들 대부분이 K-2 소총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M-16 사용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 훈련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 사용해 왔던 구식 카빈소총은 M-16으로 전환하면서 폐기된 경우가 많고 비축물량을 해제한 상황이라 전시 비축 소총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국가 기반산업, 방산업체는 휘청

우리 군의 주력 소총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군용총기 회사인 S&T 모티브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43년 전 국방부 조병창으로 시작한 S&T모티브는 우리 군의 주력 소총인 K2 소총을 2014년 4만 정, 2015년 5만 정, 올해 6만 정을 보급하는 등 매년 평균 5만 정 안팎을 생산해 왔다.

S&T 모티브는 유사시 대비 계획을 고려해 연간 10만 정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450명의 생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차기 소총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해 내년 소총 조달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장 생산라인이 멈추게 될 상황이다.

조인섭 S&T 모티브 특수사업본부장은 "생산인력과 설비를 유지하려면 연간 5만 정 이상의 생산이 돼야하지만 내년부터 생산계획이 없어 장비를 놀려야 한다. 또 450명이 넘는 생산인력의 고용 유지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T 모티브 노조도 국방부에 고용유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종석 노조 지회장은 "고용 불안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조합원 대부분 20∼30년간 소총을 생산해 온 숙련된 기술자들인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국가가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S&T 모티브 최근 2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피카티니 레일(Picatinny rail)을 적용해 다양한 첨단장비 부착이 가능한 K2C1 소총을 개발했다. 개머리판도 길이가 조절되는 스톡 시스템을 적용해 명중율과 휴대성을 높였다.
이미 3개국에 1만 정 이상이 수출돼 좋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우리 군에는 올해 한해만 보급되고 보급이 중단 될 처지에 놓여있다.

소총예산과 관련해 국방부는 이날 "K-2소총 사업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현역용 M16소총 교체 및 향방 예비군 칼빈 교체를 추진해 올해 말에는 현역은 전원 K-2소총으로 운용하고 예비군은 전원 K-2소총 또는 M16소총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전시를 고려해 동원예비군용 및 초기피해를 고려한 비축량도 모두 확보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2017년부터는 노후된 총기를 교체하기 위한 소요(약 3000정/년), 정비를 위한 수리부속(약 2만정/년) 등의 예산을 매년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K-2 소총에 대한 추가 소요는 없으나, 노후 총기의 교체 물량 증가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