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신흥시장 자본유출 일시적 현상 아니다"
자산운용업계 "美 금리인상·상품값↓ 中·印 등 신흥국에 보탬"
자산운용업계 "美 금리인상·상품값↓ 中·印 등 신흥국에 보탬"
신흥시장을 놓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시장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IMF는 자본유출을 우려하면서 이전 경험으로 볼 때 금융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 등에서는 신흥시장 자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어두운 전망은 되레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금융위기 전조일 수도
IMF는 6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 가운데 일부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신흥시장이 금융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MF는 최근 수년간의 신흥시장 자본유출은 성장 둔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높은 성장세를 누리던 중국,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돈이 몰렸지만 지금은 선진국 성장세가 높아진 반면 신흥시장은 상승세가 한 풀 꺾이면서 성장률 격차가 줄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 약화, 선진국과 신흥시장 금리 격차 완화 속에 성장률 둔화가 자본유출의 주된 원인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45개 주요 신흥시장으로의 자본유입은 2010년 이후 1조달러 넘게 줄었고, 이 가운데 절반이 세계 2위 경제 중국과 경제제재·유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에서 빠져나간 돈이라고 IMF는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에는 45개국 국내총생산(GDP)의 3.7%에 버금가는 규모의 자본유입이 있었지만 지난 4개 분기 동안에는 GDP 대비 1.2% 수준의 유출이 뒤따랐다. 45개국의 4분의3이 자본유입 둔화를 경험했다. IMF는 지난 30년 간 3번째로 규모가 큰 자본유출이라면서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역사적 관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면서 "지속적인 증가세 뒤의 자본유입 둔화는 경제위기와 맞물리곤 했다"고 밝혔다.
IMF는 이같은 만일의 위기에 대응해 각국에 변동환율제를 유지해 자본유출 흐름에 시장이 유연히 대응토록 하고, 충분한 외환을 확보해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흥시장 비관은 틀렸다
IMF의 비관 전망과 대조적으로 세계 7위 자산운용사인 캐피털 그룹은 이날 지금이 신흥시장 투자기회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피털 그룹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시장 주식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란 가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금리인상은 신흥시장이 아닌 선진국 시장에 충격을 준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988년 이후 4차례 미 금리인상 시기 가운데 3차례는 신흥시장의 성적이 더 좋았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그룹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가 세계지수 실적을 3차례 웃돌았고, 예외는 1993년 12월~1995년 4월로 이때는 예상치 못한 금리인상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예상된 미 금리인상 기간에는 신흥시장 주식이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는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고, 상품 가격 하락세는 순수입국인 중국과 인도 등 원자재 수입 신흥시장에 실제로 보탬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이 신흥시장 투자 적기라는 시각은 핌코 자문사인 리서치어필리에이츠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도 같다. 리서치어필리에이츠는 신흥시장 자산이 2010년대 최고의 투자기회를 맞고 있다고 보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신흥시장 채권 투자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아시아 시장전략 책임자 휘 타이는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을 강화하는 전략가들이 늘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추세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미 금리인상, 달러 강세, 유가 추가하락 전망 등을 감안하면 "올해는 여전히 신흥시장에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신흥시장 투자 확대와는 별개로 4일 분석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원화를 중심으로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세가 예상된다면서 자산 매각을 권고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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