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세계 매물 30% 꿀꺽.. 1분기에만 106조원 이상
작년 한해 규모와 맞먹어.. IT·제조기업 등으로 확대
작년 한해 규모와 맞먹어.. IT·제조기업 등으로 확대
중국 기업들이 정부와 은행을 등에 업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강한 먹성을 보이고 있다. '싹쓸이한다' '휩쓴다'를 넘어 '팔면, (거의 무조건) 산다'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지난해부터 가속도가 붙은 M&A 속도는 올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인수대상기업도 미국, 유럽 국가 중심에서 신흥시장국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신화통신은 1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 중국의 올해 1.4분기 해외 M&A 계약 규모가 922억달러(약 106조3527억원)로 세계 1위라고 전했다.
서구 선진국의 통계치도 집계 기준이 달라 다소 금액차가 있지만 올 1·4분기 중국 기업의 M&A 규모가 지난해 연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초 미 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를 토대로 올 1·4분기 중국 기업이 인수자로 참여한 해외 M&A가 1010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국영기업인 켐차이나(중국화공집단공사)는 지난 2월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전자기업 하이얼은 올해 1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를 54억달러에 사들였다. 성사됐더라면 중국기업의 미 기업 인수가격으로 역대 최대(140억달러)가 됐을 안방보험의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 인수는 무산됐지만, 여전히 수많은 중국 기업이 해외 M&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M&A시장에서는 올 한 해 역시 중국 기업들의 기업 사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주요 인수대상은 지난해부터 올 1·4분기까지 이어진 흐름과 다소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기업의 과거 해외 M&A는 자원·원자재 분야가 주도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보유한 선진국의 정보기술(IT)·제조업·소비재기업 등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국적별로는 캐나다·호주·중남미 등에서 미국·유럽계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감독기관들이 부실한 재정구조나 안보 등을 이유로 M&A에 제동을 걸고있어 중국 기업들 또한 상대적으로 매수가 쉬운 기업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 기업들이 인수 물망에 오르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안방보험은 이미 지난해 9월 한국의 동양생명을 1조1319억원에 인수했고 지난 6일에는 한국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을 동시에 가져갔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KPMG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 신흥시장 기업들을 상대로 벌인 M&A 건수는 전분기 대비 78% 증가했고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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