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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류에 위협될까...민간 넘어 국제적 정부간 논의 시도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2 16:29

수정 2016.04.12 16:29

日 정부, AI 국제기준 마련 제안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윤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국제 규칙을 제정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AI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전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AI 개발열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AI 개발 및 활용 윤리를 각국 정부가 국제적 규칙으로 정하자는 첫 제안이다.

AI는 물론 인간을 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 개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어 국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윤리기준 필요성, 국가차원 첫 논의
1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 말 다카마쓰(高松) 시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보통신장관 회의에서 AI 연구 및 개발에 관한 국제규칙 제정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열리는 G7 회의에서 일본 주무 각료인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은 AI 개발 원칙을 제시하고 규칙 제정을 위한 협력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다.

AI 개발 원칙에는 △AI가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할 것, △통제 불능 상태 시 긴급 정지해 오류가 생긴 사고 회로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할 것, △악의가 있는 사람에게 점령당하지 않도록 사이버 공격을 방지할 것 등이 포함될 전망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업계는 4년 후인 오는 2020년 딥러닝 기반 AI 시장이 400억달러(약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기반의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전망되면서 이 시장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간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증폭되면서 AI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과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이다.

■딥마인드 "AI, 군사목적 사용 안돼"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는 AI의 개발, 활용 윤리에 대한 논의가 서서히 진행돼 왔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구글에 인수되면서 AI활용을 위한 자체적인 윤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제안했으며, 구글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윤리위원회를 운용 중이다.

인수 당시 딥마인드 측은 구글에 "군사적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회사를 구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가 AI 기술에 10억 달러(약 1조원)을 투자해 '오픈AI'라는 이름의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를 지원하기도 했다.

엘론 머스크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학생들 대상 강연자리에서 "AI가 인류에 위협을 가하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오픈 AI 출범 후 연구소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연구소를 통해 인류에 도움을 주는 AI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AI윤리' 국제기준 논의 탄력 예상
그러나 AI를 윤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통제는 궁극적으로 국가 주도로 국제적 협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AI의 활용이 특정 국가가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일본, 유럽 등 AI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등에 관심이 많은 기술 선진국들은 AI의 윤리적 규범의 토대를 닦는 작업에 착수했다.

EU는 지난 2014년 '로봇법' 프로젝트를 시작해 로봇 규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해 총무성 산하에 '2045 연구회'를 설립하고 AI가 몰고올 사회적 충격파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부처가 마련한 지능정보사회 추진 정책을 통해 연내 AI개발 윤리와 AI의 인간 일자리 침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국내 한 과학기술 전문가는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AI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일본의 제안으로 국제 기준 마련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국제적 논의에 적극 참여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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