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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비밀병기 ′알리클라우드' 한국 상륙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4 16:38

수정 2016.04.14 16:38

"중국 진출 노리는 한국기업 직접 공략"..글로벌 클라우드 격전지 되는 한국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의 알리바바 매출 신기록 뒤에는 '알리클라우드'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11일 하루 동안 알리바바는 912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전 세계 232개국으로부터 약 7억1000만건의 결제가 이뤄지면서 짧은 시간에 접속자가 폭증했지만, 알리클라우드는 단 한 번의 서버 다운 없이 초당 14만 건(최대 피크시간 기준)의 결제를 처리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알리바바의 '비밀병기’인 ‘알리클라우드(AliCloud, 알리윈)’가 국내에 전격 진출한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컴퓨팅(클라우드) 자회사인 알리클라우드가 뱅크웨어글로벌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손잡고,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알리클라우드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시장을 공략할 때 싱가포르나 홍콩 등을 우회하지 않고 곧바로 중국 본토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국내 기업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알리클라우드는 중국정부가 해외 콘텐츠의 무분별한 중국 입성을 막겠다고 도입한 ‘ICP 라이선스(ICP 비안)’를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콘텐츠 서비스를 하려는 외국기업이 알리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사이버 국경 보안검사(가상국경)’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전자상거래 및 게임, 미디어 업체는 물론 이미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대기업들도 알리클라우드로 발 빠르게 옮겨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내 ICT서비스 업체들의 중국 수출 모델 중 하나인 스마트팩토리 등 ICT 융합산업의 핵심DNA도 클라우드란 점에서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에서도 알리클라우드의 국내 진출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 이어 알리바바까지…클라우드 격전지된 韓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클라우드는 이달 말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클라우드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국내 서비스 시작을 공식화한다.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에 이어 중국 최대 업체인 알리클라우드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클라우드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통신사인 디엔신과 리엔통을 비롯해 MS와 AWS까지 제치고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알리클라우드는 공공, 금융, 헬스케어 분야에서 200만개가 넘는 업체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 한국 면적의 100배에 달하는 중국에서 주요 거점인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선전 등 5곳과 홍콩, 싱가포르,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복수의 데이터센터(리전)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분야에 10억 달러(약1조1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알리클라우드는 미국 동부와 일본, 두바이, 유럽 지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시장까지 진출한 알리클라우드는 국내 공식 파트너로 뱅크웨어글로벌을 선정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중국 3대 은행인 공상·건설·농업은행은 물론 알리바바의 인터넷전문은행 ‘마이뱅크’와 국내 ‘K-뱅크’ 등의 업무 시스템을 설계한 핀테크 업체다. 뱅크웨어글로벌 조수호 이사는 “알리클라우드의 국내 서비스는 ‘클라우드링크’로 통용될 예정”이라며 “이달 말 공공기관 및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한 뒤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中정부 규제 피할 수 있는게 이점.. "알리페이까지 연동, 사업 확장"
알리클라우드(클라우드링크)는 우선 중국사업에 나서는 국내 업체들을 공략 대상으로 하고 있다. 클라우드링크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서 원화로 알리클라우드를 구매한 뒤, 중국 내 인터넷사이트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때 ‘ICP 라이선스(비안)’ 등록과 알리페이 연동 서비스가 지원된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가상국경 검사, 즉 ‘반체제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해 2014년 부터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콘텐츠를 일일이 사전 검사하고 있다. 이는 사이트 응답시간을 평균 8초 가량 지연시킨다. 1초 지연시, 최대 10% 가량 매출이 떨어진된다는 게 글로벌 컨설팅업체 애버딘 그룹의 분석이다. 그러나 알리클라우드를 통해 ICP 비안을 획득하면 가상국경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중국 내 서비스가 빨라지고, 예고 없이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 알리페이도 연동되기 때문에 국내 온라인 사업자는 중국 법인 설립이나 계좌 개설 없이 중국인과 직접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알리페이는 중국 내에서 운영되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95%가 사용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결제규모도 10만 위안(약 1830만원) 이상이다.

조호견 이노그리드 대표는 "AWS나 MS 등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시한 반면, 알리클라우드는 중국 클라우드로 옮겨 타려는 국내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노리는 전자상거래업체들을 중심으로 알리클라우드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을 손놓고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국내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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