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의 많은 것들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세상
디지털 현기증 앤드루 킨/ 한울
디지털 현기증 앤드루 킨/ 한울
대학생들은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기상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고 눈을 뜨자마자 밤 사이에 온 카카오톡 메시지와 e-메일을 체크한다. 출퇴근 시간 교통수단에 몸을 실은 직장인들은 페이스북을 살피거나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소셜미디어는 2010년대를 사는 전 세계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총아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이야기나 사진, 동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행복감을 맛보기도 한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신적인 만족감을 얻는 것은 이들 네트워크가 잘 알던 친구들과는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모르던 사람들과는 온라인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유토피아를 만들어내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라고만은 볼 수 없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 역시 소셜미디어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나 짧은 글 때문에 수난을 겪는 연예인과 정치인의 이야기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져 나오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페이스북이 정치논리 일색이라며 '정치 없는 페이스북'을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가 지배하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의 여러 부작용에 대해 설명한다. 21세기 초반의 소셜미디어 혁명이 19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 이래 가장 강력한 문화 변혁을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제러미 벤담이 말한 파놉티콘(원형감옥)처럼 소셜미디어상에서 모든 사람들의 사생활을 관찰하고 이용하고 경우에 따라선 파괴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을 언급하면서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고 소셜미디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모든 것은 소셜화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으며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될수록 인간은 외로워지고 개인화된다는 것을 역설한다.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일부 개인과 기업들의 권력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미디어 제국의 건설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과 구글 등 소셜미디어를 겸한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수입의 9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페이스북은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무려 171억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또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전 세계 몇 나라를 제외하고 미국의 지배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소셜미디어 대부분이 미국 기업에서 개발하고 발전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카카오톡, 중국의 바이두나 일본의 믹시 정도가 미국의 소셜미디어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하고 사용자들의 의견과 감정을 다양한 형태로 표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사용자들을 더 소외시키는 한편 사용자 개인의 자유까지 크게 제약하고 있다.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때때로 논의가 비약됐거나 잘못된 해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게다가 지나칠 정도로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소셜미디어 시대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어두운 미래상에 대한 함축적 담론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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