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어깨 드러내니 분위기 묘해" 부하 여군 성희롱한 중령..法 "강제전역 정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8 09:10

수정 2016.04.18 09:11

스무 살이나 어린 부하 여군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수시로 도를 넘는 애정표현을 한 영관급 장교에게 내려진 강제 전역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호제훈 부장판사)는 육군의 한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던 중령 A씨가 "현역복무 부적합 처분을 취소하라"며 국방부장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40대 유부남 A씨는 사단 참모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이끄는 부서의 20세 어린 여군 장교 B씨에게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2014년 12월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계급 강등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전역 처분을 받자 소청 심사를 냈지만,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국방부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볼링을 가르쳐준다는 구실로 B씨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고 술자리에서 다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다리가 품격이 있다"고 말하거나 B씨의 모습을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A씨는 공휴일이나 늦은 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내 '예쁘다', '귀엽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연예인을 닮았다'며 애정표현을 쏟아냈다. 80회 가량 '사랑스러운 ○○야'라며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A씨는 또 '어깨를 살짝 드러내니 분위기가 묘하다'는 노골적인 표현을 하고 "그레이 로맨스(중년의 사랑)를 꿈꾼다"며 3∼4차례 공휴일에 단 둘이 관광지에 놀러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소송을 내면서 "B씨가 징계사유가 된 행위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술자리에 있던 다른 부하들의 진술을 종합해 A씨가 B씨를 성희롱한 것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은 부서장이 부서원에게 가질 수 있는 관심 표시 정도로 보기 어렵고, B씨는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B씨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은 A씨가 B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처럼 적극적이지 않고 사무적인 말투로 응대한 경우도 많다"며 "B씨가 호감을 느껴 A씨의 행동을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고 A씨의 징계사유들은 현역복무부적합 사유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