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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피캣 논란'.. 대기업에 걸맞은 시스템 갖춰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9 17:41

수정 2016.04.1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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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혁신 뒷전.. 생태계 파괴 부르나
'택시' 리모택시와 닮은꼴.. '청구서' 인스타페이 유사
향후 출시계획 서비스도 기존 앱들과 유사한 형태
카카오가 기술 따라하자.. 해당 벤처, 후속투자 취소
O2O 마케팅엔 과잉 지출.. 스타트업 인수할 땐 인색
카카오 '카피캣 논란'.. 대기업에 걸맞은 시스템 갖춰야

카카오 '카피캣 논란'.. 대기업에 걸맞은 시스템 갖춰야

카카오 '카피캣 논란'.. 대기업에 걸맞은 시스템 갖춰야

카카오의 '카피캣(copycat.흉내쟁이) 논란'이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넘어 핀테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O2O 서비스 모델을 모방하는 것은 물론 공과금 납부와 간편송금 등 핀테크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핵심 기술까지 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이와 관련, '벤처신화 카카오'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다. 당장 카카오가 진출을 예고한 O2O 서비스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후속 투자가 취소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막 대기업 대열에 합류한 새내기 대기업 카카오가 과거 국내 대기업들의 나쁜 버릇부터 배우고 있는 모양새"라며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속에 '상생과 성장'이라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이면서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해 투자하는 두가지 경영목표를 조율하는 노련한 경영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실적부진 카카오, 모방서비스로 사업 확대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매 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O2O와 핀테크 등 이미 스타트업이 개척해 놓은 시장에서 아류작을 내놓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택시호출 서비스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리모택시와 유사한 카카오택시를 내놓은 것이나 헤이뷰티와 닮은꼴인 카카오헤어샵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최근 카카오페이를 고리로 선보인 카카오청구서와 간편송금서비스는 관련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과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은 "핀테크 업체인 인스타페이가 지난 2010년에 등록한 모바일 고지 납부 관련 특허를 카카오가 침해했다"며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면서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가 이달 말 출시계획을 밝힌 카카오톡 내 간편송금서비스도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와 유사한 형태다. 토스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돈을 보내고자 하는 상대방 전화번호와 이체금액을 적은 후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당사자에게 웹사이트 주소가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다. 이때 송금받는 사람 스마트폰에 토스 앱이 설치돼 있지 않아도 전송된 웹사이트 주소에 접속해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송금된 돈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문자메시지(SMS) 대신 카카오톡을 송금 플랫폼으로 활용해 차별성을 뒀지만 은행과 제휴 단계에서 펌뱅킹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O2O 등 스타트업 생태계 파괴 가능성 제기

혁신과 상생의 상징이던 카카오가 카피캣 논란에 휩싸인 핵심 배경은 실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벤처캐피털(VC) 출신인 임지훈 카카오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유 중 하나도 좀체 수익이 나지 않는 카카오의 수익을 높인다는 것이었지만 당장 1·4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나 급감한 220억원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치다.

임 CEO가 실적 압박 속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등 무리수를 두는 과정에서 정작 카카오헬로 등 기존 서비스는 갑자기 종료되고, 카카오스토리 등의 이용자는 대거 이탈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VC 관계자는 "카카오가 기존 수익모델인 광고나 게임에서 수익이 급감하는 등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도 신규 O2O 서비스 마케팅에 너무 많은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을 인수해 신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가격 후려치기' 논란까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인력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VC 관계자는 "O2O는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고비용 구조의 사업"이라며 "카카오도 몸집을 갖춘 대기업에 입성한 만큼 기존 사업에서 수익창출 방안을 찾고,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두 가지 목표를 조율할 수 있도록 노련한 경영시스템을 갖춰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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