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현장클릭] 공약 이행 손 놓은 새누리당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0 18:08

수정 2016.04.20 18:08

[현장클릭] 공약 이행 손 놓은 새누리당

새누리당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총선 참패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하다. 정책 어젠다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쏟아내던 집권 여당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약속했던 공약들을 지키기 위한 작업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던 새누리당은 패배가 예상됐던 19대 총선에서 의외의 선전으로 과반이상 의석을 확보했다. 새누리당은 선거가 끝난 뒤 일주일도 안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약이행을 위한 입법과제와 예산계획을 수립했다.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을 비롯해 전문가를 분야별로 배치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국민 약속을 신속히 이행해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4년이 지난 새누리당엔 진한 패배감이 자리 잡았다. 총선공약 이행을 위한 움직임은커녕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하락 등 경기침체 상황 극복을 위한 정책기능도 돌아가지 않는 모양새다. 기자들 사이에선 공약 이행과 관련해 책임있는 답변을 해줄 당직자가 없어 취재할 때마다 번번이 벽에 부딪힌다는 말이 들린다. 실무 당직자들도 최근 당 운영과 관련해 의사결정이 잘못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과 푸념을 적잖이 털어놓는다.

이 상황이 유지된다면 여당의원들이 당장 세비를 반납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원들은 5대 공약을 1년 후에도 이행하지 못할 경우 1년치 세비를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계약서 서명을 거부한 일부 의원들은 세비를 아끼게 될지 모른다. 공약을 반드시 지키자는 목소리는 야당에서 먼저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총선공약점검특별위원회의 상설화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4년 전 박 대통령이 내세운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이번엔 안 대표가 선제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가칭 통합혁신위원회와 국가미래전략위원회 신설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계파갈등으로 인한 내홍을 진화하는 데 급급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존재감이 제1당인 더민주는 물론 제3당인 국민의당에도 못 미치는 모습이다.경제 위기 불안감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총선은 끝났지만 정치권으로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의 역할이 크다.
여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총선 공약을 차근차근 이행하는 것이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당이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다.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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