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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던 O2O 서비스 '호된 성장통'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4 16:59

수정 2016.04.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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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창출·인력관리 어렵고 기존 온·오프라인 사업과 규제 마찰까지..
내수시장 나눠먹기에 혈안.. 결국 가격으로 출혈경쟁
쑥쑥 크던 O2O 서비스 '호된 성장통'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가 주요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전통산업군과 어울려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창출 방안이 불투명한데다, 인력관리(HR)의 어려움, 전통산업과 마찰 속에 규제 논란 등 곳곳에서 O2O 산업의 발목을 잡는 사안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O2O 산업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저가 공세 등 업체 간 '출혈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O2O 산업이 예상보다 심각한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부터는 O2O 산업을 일구고 있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에 대한 옥석가리기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창업투자로 사업을 시작한 O2O 스타트업들이 실적을 기반으로 후속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기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데, 후속투자 여부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O2O 산업이 성장통을 이겨내고 본격적인 산업군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출혈경쟁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확실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무기로 수익화와 해외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성장통과 옥석가리기 시험대를 통과해 산업에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O2O 수익 제로…과도한 가격할인 등 출혈 경쟁

24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30조원 이상이 O2O 산업에 투자됐지만, 지난해 4.4분기부터 투자액과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실제 'O2O 강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는 후속투자에 실패한 O2O기업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최대 90% 할인쿠폰 등을 남발하며 과도한 가격경쟁을 펼친 것이 주된 패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달의 민족(배달음식)'과 '카카오택시(택시호출)', '쏘카(차량공유)' 등 유명 O2O 서비스조차 매년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O2O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카카오는 지속되는 사업 부진 속에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카카오택시가 대중화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없는 탓이다. 그나마 수익모델로 내세운 '카카오택시 블랙'은 인건비 부담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 서비스 시작을 예고하고 있는 '카카오드라이버'도 기존 대리운전 업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있는 실정이다.

■인력관리 어려움…소비자 외면 속 폐업 사례 발생

'고용 리스크'도 O2O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일례로 미국 스타트업 '홈조이(집 청소 및 수리)'는 유명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4000만 달러(약 457억4000만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7월 폐업을 선언했다. 청소인력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의 불신이 서비스 외면으로 이어지고 각종 소송으로까지 확대되면서다.

결국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과 융합하는 O2O 서비스의 핵심은 모바일 플랫폼이 아닌 '휴먼터치' 즉 사람의 역할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기농식품 산지직송업체인 '헬로네이처'의 물류센터 직원들이 서울 도심에 있는 소비자와 농축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소량단위 포장배달'이라는 부가가치를 더하고 있는 것처럼, 결국 사람이 O2O서비스의 품질과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사람의 손길로 부가가치 높이며 경쟁력 갖춰야"

게다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업체 간 갈등과 기존 규제와의 충돌, 해외시장 진출의 한계 등 O2O 서비스를 둘러싼 난제들은 쌓여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2O 산업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해 이용자의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중고차 거래 등 왜곡된 기존시장을 재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네이버가 10조원 규모의 국내 광고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기며 성장한 것처럼, 자동차 사후관리(애프터 마켓) 등 거대한 오프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O2O 서비스는 이용자 1명을 기준으로 나가는 돈과 버는 돈의 차이가 플러스로 나타나면 언젠가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80조 원 가량의 자동차 애프터 마켓을 비롯해 의류도매와 부동산 임대 등 혁신이 필요한 거대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으로 가져온다면 '제2의 네이버'가 수십 개 이상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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