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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朴골프해금령 첫 휴일 재계 골프회동 "비싼 운동이지만 국내에서 쳐 달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30 17:22

수정 2016.04.30 17:48

박근혜 대통령 골프 해금령 내린 지 나흘만에 행사
임시공휴일 지정 등 내수 활성화 차원
 정부 해외 골프 유출 연 2兆 추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30일 경기 남여주cc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왼쪽),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골프를 치러 가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30일 경기 남여주cc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왼쪽),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골프를 치러 가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골프가 우리 상황에선 아직 비싼 운동이긴 하지만 해외로 나가는 것보단 국내에서 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유일호 부총리)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단체장들과 공개적으로 골프회동을 했다. 고위공직자가 재계와 공개적으로 골프를 친 건이번 정부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수 살리기', '국내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공직자 골프 해금령을 내린 지 나흘 만의 전격적인 회동이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경기도 남여주 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골프 회동에는 유일호 부총리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연합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유 부총리는 "경제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분과 골프를 치면서 경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하고, 경제라는 것에 방점을 두기 위해 모였다"며 "4시간 이상 (경제)단체장들과 같이 있으면서 이런저런 경제 관련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상의 등 경제 단체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오는 5~8일 황금연휴와 여행주간(5월 1~14일)을 맞아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취지에서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박대통령의 골프 해금령에 대한 '실천'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6일 박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공직자 골프에 대해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 "내수 살리기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공직사회는 이번 정부 초기(2013년 7월) "바쁘셔서 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느냐"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타전되자 암묵적으로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해왔다.

유 부총리는 골프가 여전히 비싼 운동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골프 치러 해외로 많이 나가는데, 비행기 값 들여 나가는 것보다 국내에서 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 골프로 유출되는 비용을 연간 2조원으로 추산했다
유 부총리는 첫 공식 골프모임을 경제단체장들과 한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를 앞장서서 이끌어가시는 분들과 골프를 치면서 의견을 교환하자는 취지"라며 "'경제'라는 데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경제 부총리와 경제단체장들의 골프회동은 1년 전에도 추진된 적이 있다. 위축된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골프회동을 하자는 경제 5단체장의 요청을 최경환 전 부총리가 수락하면서다. 그러나 이후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자신의 골프 실력에 대해선 "실력이 아주 안 좋은 사람, 잘 못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경제부총리에 임명되기까지 2~3번 정도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골프는 두 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1팀은 유일호 부총리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으로 구성됐다. 2팀에는 강은희 여가부 장관,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포함됐다.
비용은 각자 균등하게 부담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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