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연준 금리인상 더뎌질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06 07:30

수정 2016.05.06 07:30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뎌질지 아니면 빨라질지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 노동시장 지표를 두고 해석이 다른데다 세계 경기둔화 움직임에 변화가 없어 공이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어서다. 경제지표 역시 한 쪽에서는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상승 탄력이 더해지고 있다. 다만 옐런 의장이 회복 싹을 자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할 것이란 전망이 좀 더 우세하다.

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 의장의 결정이 더 어렵게 됐다.

미 경제 지표들은 개선 흐름 속에서도 연준에 신중함을 요구하는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


회복 탄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많다.

우선 자동차 판매다. 4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월비 3.6% 증가한 150만대로 다시 늘었다. 계절변동치를 적용하면 올해 전체로는 1740만대가 팔릴 것임을 뜻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이다.

미 경기동향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공급관리협회(ISM)의 비제조업지수 역시 좋다. 4월 비제조업지수는 55.7로 3월 54.5에서 또 다시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 54.7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지수는 50을 넘으면 활동증가를 뜻한다. 서비스산업의 경기팽창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옐런 의장이 주시하고 있는 임금 역시 오름세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들어 임금상승률은 2.5%로 경기회복 이후 가장 가파르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1·4분기 중 임금인상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전보다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연준의 지역경제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 역시 지난달 같은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연준은 4월 회의를 앞두고 내놓은 베이지북에서 12개 지역연방은행 지역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한 11곳에서 임금상승이 있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4월 시급이 1년 전에 비해 평균 2.4% 올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용증가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세가 확인되지 않아 속앓이를 했던 옐런 의장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고용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미 고용확대가 상승탄력을 이어가 4월에도 20만개 신규 일자리가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21만5000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이 지표 개선에 고무돼 추가 금리인상으로 무게추를 옮길지는 의문이다.

그의 말처럼 공식 지표들은 여전히 임금 상승에 대한 "확신을 줄만한 어떤 증거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존 로버트슨 이코노미스트는 개선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노동통계국(BLA)이 내놓은 평균시급 등 노동지표들은 여전히 이전 평균에 비해서는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지금의 초저금리가 노동시장 회복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신중한 접근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외곽에 머물던 이들이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금리인상은 그 싹을 잘라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이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둔화세 역시 신중함을 요구한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미 경제분석 책임자 닐 두타는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연준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연준이 목표치로 제시한 2%에 턱없이 못미친다.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노동시장, 물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채권시장은 더딘 금리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장기 금리 기준물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1.765%로 전일비 0.030%포인트 하락했다.


르네상스의 두타는 그러나 미 달러 약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이때문에 연준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긴축기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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