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광화문 빨리 가는 길 찾았더니 주변 맛집까지 알려주네요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08 17:05

수정 2016.05.08 19:41

"사업성 무궁무진".. 교통앱 시장에 몰려드는 O2O 업체들
교통정보 알려주는 건 기본.. 도착지 주변 맛집·명소 알려주고 버스에 설치된 '비콘' 활용해 부모에게 자녀 승·하차 정보 전송
유료로 서비스.. 수익도 짭짤
#직장인 A씨는 강남에 위치한 직장에서 점심 미팅을 위해 광화문이나 종로로 자주 이동한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A씨는 요즘 식사약속을 정할 때 버스.지하철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내비게이션 앱으로 맛집을 검색한다. 버스나 지하철 하차 지점에 가까운 음식점을 바로 예약하기 위해서다. 물론 사무실을 나서기 전에는 이동시간도 앱으로 체크한다. 이렇게 하면 약속시간에 늦을 염려도 없고, 걷는 거리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맛집을 검색하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다보면 대중교통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약속장소에 가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교통 앱 검색 한번으로 번거로운 일을 해결할 수 있다.
A씨는 아예 맛집이나 쇼핑앱을 삭제하고 교통앱 하나로 대부분 통일했다.

광화문 빨리 가는 길 찾았더니 주변 맛집까지 알려주네요

광화문 빨리 가는 길 찾았더니 주변 맛집까지 알려주네요

버스, 지하철, 택시 등 교통관련 앱이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사용자들이 전철역, 버스 정거장 근처 상권을 연결시켜주는 교통앱을 통해 번거로운 검색을 한번에 해결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O2O 시장이 급속히 성장, 새로운 산업군으로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교통앱을 맛집, 쇼핑 등 검색의 허브로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O2O업체들이 일제히 교통 앱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특히 O2O 업체들은 교통 앱을 통해 이용자들의 이동 패턴을 파악해 상권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교통 앱을 통해 이용자들이 주로 찾는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주변 음식점이나 쇼핑센터의 광고도 유치할 수 있어 교통 앱은 O2O 시장에 새로운 수익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직장인들이 하루 평균 90분 이상을 이동하는데 보내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교통 앱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 O2O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교통 앱 잡으면 O2O 시장 주도권 잡는다

8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 가운데 차량 내비게이션 앱인 SK텔레콤의 'T맵' 사용자는 368만명, '카카오내비'가 263만명, KT의 '올레 아이나비'가 188만명을 기록했다.

대중교통앱 중 '지하철종결자'를 316만명이 이용했고 '카카오버스'는 232만명, '카카오택시'는 227만명이 사용했다. '지하철 내비게이션' 이용자도 128만명에 달했다. 대중교통앱 이용자 규모 상위 앱 중 '카카오버스'와 '카카오택시', '지하철 내비게이션' 모두 카카오가 보유한 앱이다.

지난 2월 내비게이션 서비스 '카카오내비'를 출시한 카카오는 지난달 '서울버스'를 '카카오버스' 서비스로 새로 단장해 출시했다. 카카오는 연내 '지하철 내비게이션'에도 카카오 브랜드를 적용해 '카카오지하철'을 출시하고 새로운 지도 서비스 '카카오맵'도 선보일 예정이다. 내비게이션 앱과 대중교통 앱 만으로도 카카오 서비스 이용자 규모가 월 850만명에 달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앱에선 SK플래닛이 운영했던 'T맵'을 SK텔레콤이 직접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플랫폼 서비스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출시된 'T맵 대중교통' 앱도 꾸준하게 이용되면서 T맵을 앞세운 교통 O2O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위치기반 통합 O2O커머스 플랫폼 얍(YAP)은 지난해 '지하철종결자' 앱을 인수해 역 주변 상권 정보와 할인쿠폰 등의 상거래 기능을 탑재시켰다.

이어 서울 시내 버스 전체에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비콘' 설치를 완료해 학생과 여성들의 귀가를 돕는 '안심귀가 샌드위치' 서비스를 지난달 출시했다. 문 안과 밖을 구별해내는 하이브리드 비콘 인프라를 서울 전역 약 7500여대 버스에 설치해 부모들은 앱에 등록된 자녀의 버스 승하차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교통 앱으로 주변 검색… O2O 허브가 된다

기존의 교통앱은 단순히 승차 정보를 알려주거나 빨리 가는 길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변 맛집과 명소까지 부가적으로 알려주고 귀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서비스 제공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통 앱이 O2O 사업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는 '지하철 내비게이션'에서 역 정보를 검색하다 '퇴근 후 지하철여행'을 클릭하면 역 주변 맛집과 명소를 지도와 함께 볼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브랜드를 통일해 교통 앱과 맛집 앱을 연결시켜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맛집 검색 앱 '카카오 플레이스'를 업데이트한 카카오는 월 850만명에 이르는 내비게이션과 택시, 버스. 지하철 서비스를 모두 카카오 브랜드 아래로 묶어 카카오톡이란 범국민 메신저를 바탕으로 이러한 연결성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다른 콘텐츠를 가진 앱과의 연결성을 높여 트래픽을 높이는 것은 물론 유료 콘텐츠화도 촉진시킨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하루중 이동에만 쏟는 시간이 상당한 상황에서 그 시간을 카카오의 콘텐츠가 메워주면 서비스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카카오톡 외에도 많은 시간을 카카오와 함께 한다는 인식을 주는 것도 이동영역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T맵 대중교통에서도 도착 정거장 주변의 맛집을 검색하면 주변 식당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제공된다.

얍은 버스에 구축된 비콘 인프라로 승하차지점 주변 상권 정보를 제공하는 상거래 플랫폼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이동 중 도착 예정지 근처 맛집을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비콘이 알아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출시한 '안심귀가 샌드위치' 서비스는 월 2000원의 유료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원으로 등장했다.

얍컴퍼니 관계자는 "이동 중 보내는 시간과 승하차 지점을 중심으로 한 잠재 구매력이 O2O서비스와 연계됐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실사용자를 확보한 앱들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정밀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 높은 동선 파악..빅데이터 수집 원활

교통 O2O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이용자들의 이동 데이터의 가치는 빅데이터 분석 정보의 기초자료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사들의 설명이다. 사실상 전국민에 해당하는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들이 어떤 이동경로를 주로 이용하고, 어느 지역을 많이 찾아 활동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추가로 사업을 진행할 때 전략 수립하는데 유용한 정보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제공하는 댓가로 수수료도 받을 수 있어 교통O2O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인 만큼 기업들마다 통합 브랜드화를 추진하거나 정교한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이용자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지도 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본격적인 교통O2O 외에도 '커넥티드 카' 기술개발로 이용자 차량 이용행태 분석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와 ICT를 융합해 인터넷으로 차 안의 엔터테인먼트나 내비게이션 등 모든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다. 네이버는 공유차량기업 그린카와 제휴해 그린카에 네이버의 지도, 내비게이션, 뮤직, 검색을 제공한다.


현재의 대중교통을 넘어 자가용을 통한 이동수단에서의 빅데이터 수집에 집중한 것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