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웨어러블, VR산업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IT 기업도 가세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5 17:42

수정 2016.05.16 09:47

관련종목▶

국내 스마트폰 산업 위기
프리미엄폰은 애플, 중저가폰은 중국업체에 밀려
국내 스마트폰 업체, 미래사업 아직 차별화 못해
웨어러블, VR산업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IT 기업도 가세
프리미엄폰에서는 애플, 중저가폰에서는 중국업체의 공세에 시달리며 전형적인 '넛크래커' 신세에 빠진 국내 스마트폰산업의 앞날은 더욱 팍팍해질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둔화가 현실화되면서 대부분 업체들이 기존 전문분야에서 나아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전방위적 공습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업체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웨어러블과 가상현실(VR) 등으로 눈을 돌리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미래사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런 사업들은 전 세계 모든 제조업체가 공통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되지도 않는다는 지적이다.

결국 차별화하거나 한발 앞설 수 있는 포스트 스마트폰 사업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혁신 시기를 놓치고 무너져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조선사업의 전처를 밟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는 셈이다. 포스트 스마트폰 흐름에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

15일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제로(0%) 성장이 현실화됐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3억4400만대로 성장률은 전년 대비 0%에 그쳤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의 신규 스마트폰 수요감소가 본격화되면서다.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역시 전년 대비 출하량이 5% 이상 줄었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애플의 감소세는 더욱 컸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16%나 감소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 업체인 화웨이와 오포의 성장세는 거셌다. 화웨이는 62.3%, 오포는 92.8% 성장하며 제로 성장 가운데서도 독보적 성과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아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감소한 데다 경쟁자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 향후 사업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존에는 프리미엄폰 시장에만 집중했던 애플도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저가폰으로도 시선을 돌리고 나섰으며, 중국업체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제품에 못지않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품들로 프리미엄폰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이들과 경쟁해 이기려면 '뛰어난 브랜드' '뛰어난 기술력' '뛰어난 가성비' 세 가지 모두를 갖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미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국내업체들은 모두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고전하고 있다.

■비슷한 미래사업 차별화 관건

이런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포스트 스마트폰산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의 확장성에 주목해 다양한 산업과 연계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미래사업성을 나타내는 비즈니스를 꼽기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로 국내업체들은 웨어러블, VR산업 등을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에 대비하는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국내업체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이미 애플은 물론 중국업체까지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공통된 미래사업 방향이다.

VR시장은 이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며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업은 초기단계다. VR에 탑재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의 착용감을 해결하는 것부터 어지러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해야 하며, 적어도 8K 정도의 해상도를 갖춰야만 사업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 등의 전방위적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잘못해선 한때 관심을 일으켰지만 사라진 '제2의 3DTV'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웨어러블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세가 빠르긴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왜 구입해야 하는지 그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누구도 내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포스트 스마트폰 준비해야

스마트폰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하락하는 만큼 새로운 산업을 키우는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 포스트 스마트폰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도 스마트폰이 여전히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에는 공통된 의견이다.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연구원은 "하드웨어 측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모듈러 디자인 등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보다는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이거나 유지하는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래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웨어러블, 가상현실,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도 현재 스마트폰이 가진 하드웨어 가치, 개인 기기로서의 사용가치를 대체하거나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배 연구원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가 새로운 하드웨어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모델로 정의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면서 "다양한 하드웨어가 사용자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 서비스, 광고가 연결되는 사업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이설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