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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캐시카이 배출가스 조작' 기준보다 20.8배 배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6 10:30

수정 2016.05.16 10:30

-르노삼성 QM3도 17배 초과배출했으나 '조작' 의혹은 없어 ... 올해말까지 개선대책
-기준치 맞춘 것은 BMW 520d 1개 차종 뿐
정부가 한국닛산 캐시카이 유로(Euro)6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 조작(임의설정)을 확인했다. 정부가 임의설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제작사 업체는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두 번째다. 캐시카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실내인증기준 0.08g/km보다 20.8배 많았다.

정부는 르노삼성의 QM3도 NOx 배출량이 17배까지 격차를 보였으나 의도적인 조작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실내인증 기준 이내의 차량은 BMW 520d(0.9배)가 유일했다.



환경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디젤)차 20종에 대해 150여 일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한국닛산에게 3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더 이상 캐시카이를 팔지 말 것을 명령했다.

또 이미 국내 도로를 달리고 있는 캐시카이 814대에 대해선 리콜(결함시정)명령을 내렸고 타케히코 키쿠치 대표이사를 대기환경보존법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한편 차량 인증 자체를 취소하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한국닛산은 르노-닛산그룹 닛산자동차의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국내 법인이다. 2014년 9월부터 판매된 캐시카이유로6는 영국에서 제조되며 르노엔진 1.6L를 사용한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캐시카이 차량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실내·외 모두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GR은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온도를 낮춰 NOx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다. 2010년 이후 경유차에 주로 장착됐다.

따라서 EGR을 작동을 중단시키는 것은 배출가스가 연소실로 재유입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았다는 것을 뜻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동차는 엔진에서 연료를 연소시키기 위해 외부공기를 엔진룸으로 흡입시켜야 하는데 통상 자동차를 외부온도 20℃조건에서 30분가량 주행시켜도 엔진룸의 흡기온도는 35℃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로 인해 엔진 흡기온도 35℃이상에서 EGR의 작동을 중단시키도록 설정한 제어방식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환경부 판단이다.

홍 과장은 “캐시카이의 EGR 중단시점 온도조건이 일반 주행에서 흔히 발생하는 엔진 흡기온도 35℃”라며 “이는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 배출가스 부품의 기능 저하를 금지하고 있는 임의설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시카이는 또 실내 인증보드 반복시험, 에어컨 가동, 휘발유차 모드, 열간시동조건(냉각수 온도 80℃이상에서 꺼져 있는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 실외 도로주행시험에서 이미 임의설정으로 판정된 폭스바겐 티구안과 비슷한 수준으로 NOx를 배출했다. NOx의 실내인증기준 0.08g/km의 20.8배였다.

반면 환경부는 나머지 19개 차종의 경우 엔진 흡기온도 35℃의 일반조건에서 EGR의 작동을 중단하는 임의설정을 확인하지 못했다.

로노삼성의 QM3는 NOx 배출량 기준의 17배였지만 조작이라고 결론내릴 증거는 없었다. 르노삼성은 올해 말까지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폭스바겐 투아렉,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제타·골프·비틀, 아우디 A3, 현대 쏘나타, 볼보 XC60D4, FCA 지프 그랜드체로키, 기아 스포티지, FMK 마세라티 기블리, 한국지엠 트랙스, 푸조 3008, 벤츠 E220, 포드 포커스, 쌍용 티볼리 등 17종은 1.6~10.8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대상 외에 다른 경유차에 대해선 연간 100차종 수시검사와 연간 50차종 운행차 결함확인 검사를 통해 임의설정 여부를 계속 확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3.5t미만 중·소형차에 대해 2017년 9월부터 실도로조건 배출허용기준(실내기준 2.1배)을 도입할 계획이다.
3.5t이상 대형차는 올해 1월 이미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