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의료기관, 中 산후조리시장 진출 러시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6 18:16

수정 2016.05.16 21:45

한국산후조리문화·시스템, 안전성 우수.. 현지서 인기
대학병원·전문의원·업체 시장선점위해 앞다퉈 진출
중국의 2자녀 정책으로 중국의 산후조리시장이 연 1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옌볜에 문을 연 한국 산후조리 전문업체 시월 산후조리원 전경.
중국의 2자녀 정책으로 중국의 산후조리시장이 연 1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옌볜에 문을 연 한국 산후조리 전문업체 시월 산후조리원 전경.

국내 의료기관과 전문 산후조리원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최근 러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이 2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산후조리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우리나라의 산후조리 시스템이 안전성이나 산후조리 문화 등의 측면이나 중국 산모들의 눈높이에 잘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순천향대중앙의료원 등 대학병원은 물론이고 전문의원, 산후조리 전문업체까지 '중국행'이 잇따르고 있다.

■병원보다 산후조리원 진출

순천향대중앙의료원은 올해 초 중국 산동성 칭다오 국제경제협력구에 '순천향사무소' 를 열고 중한혁신산업단지 안에 80~100병상 규모의 모자보건 및 산후조리원 건립 추진에 나섰다.


청도국제협력구 관계자와 투자 의향을 밝힌 사업가는 "최근 중국이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산후조리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구체화하자"고 한 바 있다.

대전 벨라쥬여성의원과 산후조리원은 최근 허베이성에 제4국립병원과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산모관리센터 운영과 관리를 비롯해 요실금과 회음성형 등 의료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병원은 연간 3만건의 분만을 담당하고 있다.

벨라쥬여성의원 관계자는 "2010년에는 산부인과 형태로 중국에 진출했지만 병원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접고 대신 산후조리원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다"며 "브랜드를 사용하고 산후조리원 시스템을 수출하는 형식으로 비용을 받고 있으며 현재 상해 북경 광저우 심천 등 다른 지역에도 산후조리원 시스템 수출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맏아들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도 한.중 양국에서 프리미엄 산후조리원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산후조리원을 사들이기 위해 SG프라이빗에쿼티.플루터스에쿼티파트너스에서 공동 조성하는 200억원대 사모펀드에 개인자금을 투자했다. 이 펀드에서 투자한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올 여름에 중국 1호점 오픈을 할 예정이다.

전문 산후조리원 업체인 YK동그라미는 2011년 중국 장춘 1호점을 설립한 후 선양점, 창춘 2호점, 텅저우점, 단둥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선전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시월愛(애) 산후조리원도 최근 중국 연변에 중국 브랜드인 시월 산후조리원을 오픈했다.

■중국 연 1600만명 출산,전망 양호

중국도 산후조리에 대한 문화가 존재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산후조리원이 생긴 것은 1980년대 대만 경제가 발전하며 국민 생활수준과 서비스 산업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나타났다. 이것이 중국 내륙지역으로 확산됐다.

KOTRA에 따르면 2자녀 정책에 따라 중국의 신생아 수는 매년 1600만명에 달한다.

관련 시장은 연 600억위안(10조8000억원)으로 중국의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 산후조리원의 이용료는 월 4만~12만 위안 가량(720만~2160만원)이고 6개월 전에 예약해야할 정도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않으면 집에서 전문 가정부를 월 1만 위안 사용해야 하고 세탁 등 기타 집안일을 하는 가정부를 월 4000위안 정도에 별도로 고용해야 한다. 이들의 각종 비용을 더하면 3만위안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을 선호하고 있다.

KOTRA 최충열 광저우무역관은 "산후 조리원 업종은 별도로 분류되지 않아 현재 특별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중국의 산후조리 문화가 우리나라와 유사하기 때문에 서비스시장 진출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현지화에 성패 여부달려

다만 현지화가 성공여부의 관건이다.
YK동그라미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산모가 길게는 한달간 머리를 감지 않는 등의 산후조리 문화에 다소 차이가 있다"며 "한국의 산후조리원을 그대로 적용하긴 어려워 여러 해 동안의 노하우를 접목해 현지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벨라쥬여성의원은 산후조리 문화를 현지 직원 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벨라쥬여성의원 관계자는 "중국 산후조리원은 방 규모가 크고 시설은 좋지만 우리나라처럼 산모의 부종관리나 유방마사지 등 실제 산후조리프로그램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현지 직원이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산후조리원의 시스템을 배우는 형식으로 시스템을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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