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캐디 바꾸고 더 강해진 주타누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9 17:22

수정 2016.05.29 17:22

볼빅 챔피언십 3R 선두.. LPGA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 눈앞
플레이 위축될 때마다 캐디가 자신감 불어넣어
"훌륭한 캐디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아리아 주타누간(20.태국)이 상승세의 원동력을 캐디 덕으로 돌렸다. 주타누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CC에서 열린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자리하며 우승에 한발 바짝 다가섰다. 주타누간은 앞서 열렸던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과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정상 등극에 성공하면 2013년 박인비 이후 3년 만에 LPGA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게 된다.



주타누간은 지난해까지 '새가슴'이라는 오명에 시달려야만 했다. 번번이 우승 문턱서 좌절했기 때문이다. 그의 불행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세의 나이로 자국에서 열렸던 혼다 LPGA타일랜드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던 주타누간은 마지막날 17번홀까지 3타차 리드를 지키며 우승을 예약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해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가공할만한 장타에다 태국 출신 선수들의 강점인 쇼트 게임 능력까지 주타누간은 골프 선수가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가졌다는 평가다. 유일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멘탈이었다. 2013년의 트라우마에서 스스로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 마지막날 선두로 출발한 대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우승 샴페인 세례는 번번이 다른 선수 몫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에 열렸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또 생애 첫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그랬던 그가 완전히 달라졌다. 캐디를 바꾸면서 부터다.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지긋지긋했던 무관의 한을 떨쳐낸데 이어 킹스밀 챔피언십마저 손에 넣었다. 그 중에서도 생애 첫승이었던 요코하마 클래식 마지막날 캐디의 쓴소리는 주타누간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극도의 긴장감으로 플레이가 위축될 기미가 보이자 캐디는 "왜 어젯밤에 잠을 설친 사람처럼 플레이를 하느냐. 네가 80타, 90타를 쳐도 상관없다. 이 대회에서 져도 괜찮다"며 "대신 모든 샷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이후 주타누간의 캐디에 대한 신뢰는 더욱 커졌다. 볼빅 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타누간은 "지난해에는 컷 탈락을 많이 당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훌륭한 캐디를 잘 만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 같다"며 "지난해 멘탈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면 올해는 캐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결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본다"고 캐디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주타누간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골프 선수에게 있어 캐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0년째 브래드 피처와 호흡을 맞추면서 LPGA명예의전당 입회를 앞둔 박인비는 틈만 나면 캐디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박인비는 2013년 한국인 최초로 LPG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수상식장 연설에서 "캐디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는 나에게 캐디 이상이었다. 항상 옆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사람이다. 그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좋은 조언들을 해줬는지 모른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이 정도로 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며 "코스 밖에서는 나와 나의 가족이 많은 부탁을 하더라도 싫은 내색 없이 기쁘게 도와줬다. 그에게 아주 감사해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디아 고(19.뉴질랜드)는 캐디 제이슨 해밀턴과 호흡을 맞추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랭킹 4위 김세영(23.미래에셋)은 폴 푸스코(미국)와 찰떡궁합이다. 폴은 김세영이 미국 진출을 목표하면서 캐디로 점찍었을 정도로 선수들 사이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캐디다.
김세영은 "작년 롯데 챔피언십 우승 등 결정적 순간에 폴의 조언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