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찰 과학수사, 필리핀 한인 선교사 살해범 결정적 단서 제공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30 12:00

수정 2016.05.30 12:00

지난 20일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50대 선교사 살해 피의자가 한국과 필리핀 수사당국의 공조로 검거됐다. 경찰청은 피살 사건 발생 직후 수사전문가를 현지에 파견, 사건 현장 주변의 CC(폐쇄회로)TV를 전수 조사해 피의자 모습을 확인하는 등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 안티폴로 인근 타이타이에서 발생한 한국인 선교사 심모씨(57) 피살사건을 수사해 온 필리핀 경찰이 27일 오후 3시께(현지시간) 필리핀인 피의자 E씨(25)를 강도살인 혐의로 검거했다. 조사결과 E씨는 LP가스통과 공구 등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심씨가 거주하는 교회에서 노트북가방, 열쇠꾸러미 등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의 집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던 E씨는 "술에 취해 심씨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다가 갑자기 심씨가 손전등을 비추고 소리를 지르자 놀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경찰은 지난 4월 파견된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2명과 수사전문가 1명 등 3명을 현지에 파견해 필리핀 경찰의 수사에 참여했다.
수사전문가 등은 사건 용의자 특정을 위해 사건 주변 반경 1㎞의 9개 CCTV를 전수조사, 이중 3개의 CCTV에서 영상을 확보하고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티셔츠도 발견했다.

이들은 CCTV의 화질을 보정한 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티셔츠를 입고 범행 현장으로 이동하는 범인의 모습을 확인했다. 이어 CCTV상에서 E씨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장면과 해당 영상(새벽 3시)과 범행시간(새벽 4시30분) 간 1시간 30분의 차이가 있어 인근 거주자의 소행일 가능성을 필리핀 경찰에 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 경찰이 분석한 CCTV 분석 자료 및 영상을 토대로 범인이 포착된 CCTV인근에서 집중적인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해당 CCTV 인근의 피의자 주거지에서 피의자를 검거했다"며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을 통해 피의자의 범행을 보강 및 입증할 DNA(유전자)분석과정 등 필리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 필요시 필리핀 경찰의 증거물 확보와 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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