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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자율주행차' M&A 열풍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30 17:17

수정 2016.05.30 17:38

인텔·소프트뱅크까지 오토테크 스타트업 인수
정부와 국내기업들도 선제적 투자·육성 나서야
세계는 지금 '자율주행차' M&A 열풍

글로벌 대기업들의 자율주행차 기술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자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던 기업들이 최근에는 '오토 테크(Automotive Technology·자동차 기술)'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본격적인 시장경쟁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알파고 쇼크' 후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너도나도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추세에 한발 늦게 대처한다는 눈총을 받았던 점을 감안,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르게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스타트업 M&A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인텔, 소프트뱅크 등 '오토테크' M&A 경쟁

30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자율주행차 보안시스템 강화를 위해 '잇시즈'를 인수했으며, 소프트뱅크는 도요타 출신들이 도쿄대학 생산기술연구소를 기반으로 만든 '어드밴스드 모빌리티'에 5억엔(약 53억6000만원)을 투자해 합작법인 'SB 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소프트뱅크는 구글과 테슬라 등 선도업체와 달리 자율주행 버스 및 트럭에 기술역량을 집중, 오는 201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른바 '틈새 공략'으로, 버스와 화물트럭 등은 사전에 주행경로가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찍 대중화가 가능하고 조기에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오토 테크 스타트업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미 차량공유서비스 부문에서는 '도요타-우버' 'GM-리프트' '폭스바겐-게트' 간 제휴가 이뤄졌으며, 특히 GM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약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에 인수했다.

또 포드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독립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업체 '뉴토노미'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960만달러(약 233억5900만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토노미는 올 하반기 싱가포르에서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산업 육성 시급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오토테크 스타트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재 해커, 조지 핫'으로 유명한 조지 하츠의 자율주행기술 업체 '컴마닷에이아이'는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 호로비츠로부터 최근 310만달러(약 36억9500만원)를 유치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트랜스링크캐피탈 음재훈 대표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니 오토 테크의 열기가 굉장히 뜨겁다"며 "자동차 회사들이 미래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근 우리 정부와 국내 관련 업체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차의 하드웨어 부문은 선진국 대비 3년 정도 뒤처져 있으며, 소프트웨어 분야와 관련 개발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후발주자에 속하는 도요타가 자율주행업체 '제이브릿지 로보틱스'의 기술공학자 전원을 채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알파고 쇼크' 후 인공지능 산업 육성에 뒤늦게 동참하는 것과 같은 '뒷북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영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GM과 구글 등은 자율주행차 분야 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CT의 융합체인 만큼 선도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와 협업은 물론 관련 스타트업 및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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