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날의 검 'PA 제도화'

"인력이 없으니 필요할 때는 PA(Physician Assistant.진료지원인력)로 채용해 놓고는 불법이라고 하니 병원도 쉬쉬하는 거죠."

서울 유명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20대를 보낸 간호사 A씨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숟가락.젓가락으로 식사를 한 경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언제 호출이 들어올지 몰라 늘 긴장하고 대기하다 보니 편의점 '삼각김밥'을 주식으로 삼고 지냈다"며 "그래도 일은 힘들었지만 간호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보람 있게 일했다"고 A씨는 전했다.

30대에 들어선 A씨는 체력의 한계로 중환자실 업무를 그만두고 서울 강남의 유명 여성전문병원 PA로 이직했다. A씨는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PA로 이직하는 동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며 "PA의 의료행위가 불법이지만 전문의 부족으로 채용되는 만큼 의료계에서 암묵적으로 PA제도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PA 없이 수술실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면 PA에 대한 법률이나 PA를 보호해줄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PA의 의료행위에 관한 법률 및 규정 부재로 PA제도화에 대한 논란이 불법과 현실 사이에서 수년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존재를 인정받지 못해 '수술실의 유령'이라 불리는 PA에 대해 취재차 서울시내 여러 유명 병원에 문의했으나 병원 측은 모두 PA 고용은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의 질문을 받는 것은 꺼렸다. 비용절감을 위해 병원이 환자의 안전을 담보로 PA들을 채용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 측의 의견은 또 달랐다. PA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순간 의사와 PA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의와 PA의 의료권한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져 진료의 질이 확연히 떨어져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PA는 간호조무사, 응급치료사, 일반인이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이 배제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PA 양성화 논란도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PA 제도화가 현실적으로 환자들의 안전과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