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침낭, 뚫리는 방탄복 군수물자 신뢰 추락
감사원은 지난 1일 군납용 침낭ㆍ배낭ㆍ천막에 대한 감사결과를 통해, 침낭 소요제기와 납품과정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전현직 고위 장교들의 비리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10년 11월 침낭 개발업체인 A사로부터 "1986년 개발된 군용침낭이 무겁고 보온력도 떨어진다"며 신형 침낭 연구개발을 제안받았다.
신형 침낭교체 사업은 1017억을 들여 군용 침낭 37만개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당시 군용 침낭은 경쟁사인 B사의 제품이었다.
당시 보온성과 휴대성이 뛰어난 민수용 침낭이 유통돼, 일부 야전부대 간부들도 민수용 제품을 선호하자
국방부 과장급 협의기구는 A사의 청탁을 받아 신형 침낭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A사가 연구개발에 성공하면 5년간 수의계약(독점 납품)을 체결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사는 자사의 침낭이 채택되게 해달라며 예비역 장성 ㄱ에게 3750만원을 제공했고, 이 장성은 2011년 8월 ㄴ대령과 A사 대표의 저녁식사 자리를 알선했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침낭사업 담당자가 ㄴ대령에서 ㄷ대령으로 바뀌자, 또 다른 경쟁사 C사가 또 다른 예비역 장성 ㄹ을 통해 ㄷ대령에게 A사를 비방하는 허위문서를 전달했다.
ㄷ대령은 A사의 침낭에 불리한 기준을 적용하라는 불합리한 지시를 받고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다.
결국 A사의 침낭 개발계획은 최종 부결됐고, 군은 2015년 7월까지 3차례에 걸쳐 B사의 구형 침낭(61억원 상당)을 납품받았다. 군 장병들은 현재도 1986년에 개발된 B사의 침낭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24일 감사원은 감사원은 우리군이 2014년부터 도입한 다목적 방탄복이 북한군의 AK-74소총의 철갑탄(철심탄)을 방호할 수 없다는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나치게 높은 ′군사요구도′와 ′사업절차′가 문제
개발된지 30년이 된 침낭과 북한군의 철심탄에 뚫리는 방탄복 잊을만 하면 고개를 드는 전력지원물자의 결함과 비리는 우리 군의 전력지원물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지원물자 관련 결함과 비리의 문제를 "'전문성 낮은 소요제기'와 '턱없이 높게 잡는 군사요구도'에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악화시키는 사업절차가 개선되지 않는 한 비리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5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군용침낭 연구개발관련 비리는 우리 군의 전력지원 물자획득의 큰 문제를 보여준다"면서 "전력지원물자를 소요를 제기하는 군이 턱 없이 높은 군사요구도를 요구해 획득시기가 지연되고, 비리를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 결과를 보면 마치 군이 민수품을 도입가능한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민수품과 군수품은 사용환경이 다르다"면서 "다수의 장병이 사용하는 군수품은 민수품과 달리 강인한 내구성과 세탁방법 등이 쉬워야 한다. 이러한 군수품의 특성을 살려 기존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된 물자를 획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군수품이 민수품과 다른 특성을 띄고 있다고 하더라도 군사적 요구도를 턱 없이 높게 잡는것은 물자획득에 지나친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 최저가 입찰로 인한 과도한 경쟁이 불량물자 도입과 비리의 온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실적인 적정수준의 군사요구도와 합리적 납품가격을 통해 군 장병들이 신속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전력지원물자 획득사업의 절차가 개선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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