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편의점 '불황 무풍지대'.. 내수부진에도 매출·점포수 쑥쑥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8 16:58

수정 2016.06.08 23:57

매출증가율 3년째 두자리
'나홀로족' '혼밥족' 늘며 도시락이 매출증가 견인
업체별 점포 1만개 시대로
편의점 '불황 무풍지대'.. 내수부진에도 매출·점포수 쑥쑥
저성장과 함께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백화점,마트 등 유통산업도 전반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드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나홀로족 등 1인가구 증가와 함께 혼자 식사하는 '혼밥족'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집밥형' 도시락 등 이들 수요에 맞춘 편의점들의 변신이 불황을 호황으로 바꾼 것이다. 편의점의 진화가 가히 '불황의 무풍지대'로 만들었다.

■연평균 매출 두자릿수...도시락이 효자

8일 프랜차이즈업계와 편의점협회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업종인 편의점의 경우 GS25, CU, 세븐일레븐 등 '빅3' 편의점의 매출이 최근 3년간 연평균 두자릿수 이상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GS25는 지난 2012년 매출이 2조859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6525억원으로 3년새 매출이 62.7%나 늘었다. 연 평균 20.9%씩 늘어난 셈이다.
CU와 세븐일레븐도 같은기간 매출이 각각 2조9122억원, 2조4477억원에서 4조3343억원, 3조3133억원으로 48.8%, 35.3%증가했다. 이들 편의점도 매출 증가율이 연평균 각각 16.2%, 11.7%늘었다.

특히 편의점 매출상승은 도시락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커피제품과 자체 브랜드(PB)상품이 가세했다.

CU의 경우 지난 2014년 도시락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10.2%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65.8%대 늘었다.

올해 1~5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7.9%나 증가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도시락 매출증가율이 지난해 각각 58.9%, 90.2%를 기록했다. 역시 올해 1~5월에도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181.4%, 153.7% 증가했다.

편의점 협회는 편의점 도시락 시장규모는 지난 2014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GS25 관계자는 "1~2인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나들이 등 아웃도어 인구도 크게 늘어나는 등 생활패턴 변화와 함께 편의점 업체들의 도시락 신제품 개발 열기가 더해져 편의점 시장 전체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 점포수 1만개 시대 개막

이처럼 편의점 시장의 호황이 계속되면서 점포수도 쑥쑥 늘고 있다. 국내 편의점 1위 브랜드인 CU는 이달 초 업계 최초로 점포수 1만개를 돌파했다. 개별 편의점 업체의 점포수 1만개 돌파는 1989년 서울 올림픽선수촌에 국내 첫 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문을 연 후 27년 만이다.

CU의 뒤를 이어 GS25도 이르면 오는 7월 중 1만개 점포를 넘어설 전망이다. 빅3의 경우 브랜드별로 월 100여개의 점포를 늘리는 등 점포확장 경쟁이 치열하다.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4년 독자브랜드 '위드미'를 론칭하면서 편의점 경쟁도 날로 가열될 전망이다.

CU관계자는 "편의점 천국인 일본의 경우도 불황일때 상대적으로 편의점 시장이 컸다"면서 "편의점은 불황에 강한 업종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점주 수익률 제고는 해결과제

국내 편의점 점포들의 대부분은 개인 프랜차이즈 창업자(점주)들이 운영한다. 직영매장은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편의점 창업이 많아질 수록 경쟁이 치열해 가맹점들의 수익률은 저조할 수 밖에 없다. 장사가 잘되는 길목에는 편의점이 두서너곳이 있는 곳이 흔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흔해졌다.

편의점 1곳당 인구 수는 1995년 2만8380명에서 2005년 5420명, 지난해 1700명 안팎(업계 추정치)으로 급감하는 추세다. 1800명 안팎인 일본보다 더 포화됐다는 분석이다. 점주 근무 시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할 경우 최저임금(6030원)을 적용해도 최소 150만원 이상의 인건비가 추가로 소요된다. 이 경우 점주 순이익은 월평균 100만원 이하로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점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체 동일 브랜드에 대해선 250m 거리 제한으로 신규 점포 개설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종업체간에는 거리 제한이 없어서 점포 과당 경쟁을 100%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양적 성장에 치우치다 보면 아무래도 부실점포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점포의 내실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편의점협회 오경석 홍보기획팀장은 "편의점의 성공요인은 편의점당 인구수가 아니라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수로 결정된다"며 "편의점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도 1일 편의점 이용 고객수가 평균 1000여명을 넘어가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평균 370여명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잠재 고객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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