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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인간 고유 영역 찾고 발전시켜야 "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8 18:28

수정 2016.06.08 18:28

덕형포럼 강연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창의력은 인간 고유 영역, AI 종속 막을 '키워드'"
"문화적 경험도 마찬가지"
"AI시대, 인간 고유 영역 찾고 발전시켜야 "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후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으면서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사람만의 창의성과 사회성을 살려 삶의 질을 높이면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는 조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사진)는 8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에서 '알파고 시대에 문화로 사는 법-보자기와 비빔밥의 지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AI나 로봇이 할 수 없는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을 찾아내 이를 발전시켜야 사람이 로봇을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 직업의 절반을 로봇과 AI에 내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정보처리 능력이나 생산력에서 사람은 로봇과 AI를 당해낼 능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앞으로의 사회는 성능좋은 AI와 로봇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될 것이고, 빈부의 격차는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교수는 "AI가 할 수 없는 것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사람이 주체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단적으로 어떤 현상을 뒤집어 보는 일은 AI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사람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부모와 친구 등 사회적 관계에서 생기는 연속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생각을 해내는 것, 일반적으로 말하는 창의력이야말로 사람이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구석기 시대에도 비너스가 있었다"며 "당시 비너스 상을 보면 지금 생각으로는 도저히 미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뚱뚱한 몸매에 키도 작고 얼굴 모양도 볼품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AI는 구석기 시대의 비너스 조각상만 본다면 도저히 비너스라고 추론할 수 없겠지만, 사람은 당시 추운 날씨에 사냥을 해야 하고, 자식을 여럿 낳아야 하는 사회상을 감안해 당시의 미인상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특정 사안을 다른 측면으로 생각하고, 결론을 내는 창의력을 키워야 미래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생존할 수 있고 산업 역시 창의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박물관협회 한국위원장인 배 교수는 한국 전통문화를 통해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문화를 융합적으로 반복해 새롭게 풀어내면서 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며 "전통문화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더 잘 살기 위해선 과거 우리의 문화적 경험을 살려야 한다"며 "문화는 우리의 추억이자 우리의 DNA(유전자)로, 로봇과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원한 아날로그이기에 (전통문화를) 지키고 개발하면 로봇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사회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우리 전통의 소재로 '보자기'와 '비빔밥'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공간이 제한된 가방과 달리 보자기는 펼치면 그저 평면이지만, 싸려고 마음 먹으면 어떤 모양이든 무엇이든 넣을 수 있다"며 "우리의 생각도 보자기처럼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고 어떤 방향으로든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빔밥은 작은 대접 하나에 여러 재료가 조화를 이루면서도 개성을 드러내는 음식"이라며 "비빔밥 문화처럼 사람의 사고도 개성과 조화를 버무려내는 것이 사람만이 가진 고유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