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탄호이저' 오페라 콘체르탄테 선봬
"한국 클래식 음악 한계 넘을 것"
'탄호이저' 오페라 콘체르탄테 선봬
"한국 클래식 음악 한계 넘을 것"

국내에 '말러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이번엔 리하르트 바그너 시리즈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미 지난 3월 바그너의 작품의 서곡을 모아 연주하며 '바그너의 향연' 시리즈를 시작한 데 이어 오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두번째 시리즈로 '탄호이저 오페라 콘체르탄테'를 선보인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무대 장치나 의상을 갖추지 않고 일반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오페라 공연을 말한다. 바로크 시대부터 고전주의 시대까지 성행하던 공연 형식으로, 무대나 성악에 묻혀있던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9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영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사진)는 "콘체르탄테 형식은 오페라보다 음악적 디테일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며 "더 큰 종합예술로 나아가기 위한 쇼케이스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바그너는 음악, 문학, 미술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을 작품에 접목시킨 음악가로 평가된다. 특히 '탄호이저'는 전통적인 오페라 양식인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형식을 탈피해 음악극으로 진입하려는 시도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오페라의 극적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연출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또 부천필 단원 100여명과 부천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마에스타 오페라 합창단 단원 130여명 등 총 230여명이 무대 위에 오르는 만큼 무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묘안도 필요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의주 연출은 "'탄호이저'는 바그너 오페라 가운데 연극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라며 "음악에 어울리는 영상과 조명을 통해 오페라를 보는 것같은 극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대부분 젊은 한국인 성악가들로 캐스팅했다. 단국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에센 국립음악대학 성악과 전문 연주자 과정을 거친 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너 이범주가 탄호이저 역으로 국내 데뷔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부천필에 부임한 박 감독이 부천필과 함께 "새로운 음악적 과제"에 도전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지난해 1년간 부천필을 파악하며 준비하는 시간 올해는 변화를 보여줄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라 폴 주흐네 음악 축제) 공연과 말러 6번 음반에 이어 바그너 시리즈를 통해 단원들이 새로운 동력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말러 심포니로 한국 클래식 음악의 한계점을 넘는 시도를 했듯이 종합예술 콘셉트의 바그너로서 또다른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부천필은 바그너 시리즈와 함께 올 가을 부터 내년까지 말러 2, 3, 9번 등을 연주하는 말러 사이클과 말러 7번 음반 녹음도 계획 중이다. 또 전용 콘서트홀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감독은 "과거 부천필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고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적도 있지만 최근 10년간 서울시향 등 다른 국내 오케스트라에 비해 변화가 없었다"며 "공연장 마련과 시스템 개혁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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