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세계 'AI 인력유치 전쟁'..재빠른 도요타, 소니 등 日기업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0 11:09

수정 2016.06.10 15:19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인력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AI 연구개발(R&D), 기술인력 품귀현상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AI 전문가가 수만명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AI 전문가들의 몸값도 껑충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 소니 등 일본기업들이 AI 인력 채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일본 EY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AI 시장은 오는 2030년 86조엔으로 20배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전자·자동차 대기업들의 AI 기술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최대 전자기업 소니는 올해 졸업자 채용에서 AI 채용 인원에 제한없이 모집한다. 히타치제작소는 당초 100명 채용에서 200명 규모로 두배 늘린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AI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기업들이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그러나 AI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수학·기계공학 전공자 중에서 프래그래밍 언어와 데이터 분석에 뛰어난 인재를 찾고 있다. 이들을 모아서 AI 개발 조직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소니는 내년 봄 신입 채용에서 AI 연구인력을 별도 모집한다. 인원제한을 두지 않고 가능한 많이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소니는 지난 5월 미국 유력 벤처기업에 출자, AI 로봇 등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AI 인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 전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사물인터넷 기반 기술개발 거점을 개설했다. 내년 3월말까지 현지에서 AI기술자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AI기술자 100명을 채용, 연구인력을 200명 규모로 키운다. 히타치는 미국에서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전력망) 등 인프라 구축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력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AI 기술을 활용한다.

자율주행차 개발이 이슈인 자동차 업계도 AI 기술자가 '귀하신 몸'이다.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이 AI다.

혼다는 오는 9월에 도쿄에 AI 연구개발센터를 신설한다. 혼다는 실리콘밸리 등 미국과 유럽에 연구거점을 갖추고 있지만 AI를 통해 타업종과 연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혼다는 AI 연구개발센터에 우선 수십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향후 100여명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휴먼인터페이스 등 자율운전 로봇과 같은 AI 연구개발이 가능한 인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혼다는 오는 2020년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AI 인력 유치를 위해 산학연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은 최근 도쿄에 '첨단 인공지능학 교육기부 강좌'를 설치했다. 약 9억엔(약 98억원)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연간 150명 정도에 AI 관련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고 연구자를 육성한다. 기업들의 미래 AI인재 확보를 위해서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일본 도요타는 AI 기술을 갖고 있는 구글 계열의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SCHAFT) 등 두 곳을 인수하기 위한 최종 협상 중이다. 이를 통해 도요타는 300명 정도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데, 이런 '인재 영입' 목적이 컸다. 도요타는 AI 등 연구개발비로 사상 최대인 1조800억엔을 투자한다. 앞서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개발이 목적인 '도요타리서치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앞으로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 자율주행차량·AI 로봇 등 AI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의 현대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도 AI 연구개발 조직을 가동하고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를 중심으로 AI 분야 R&D 및 관련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도 오는 2018년까지 2조원을 투입, 자율주행차 AI 기술을 개발한다.
한국 정부는 AI 전문가 육성 등을 포함한 AI 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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