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일 기준금리 동결] 불안한 달러, 치솟는 엔.. 흔들리는 G2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6 17:44

수정 2016.06.16 19:34

美·日 기준금리 동결, 1달러=100엔 가시화닛케이 3% 넘게 급락.. 일본 금융시장 요동브렉시트 변수 악재.. 美 경제도 자신감 잃어
[미·일 기준금리 동결] 불안한 달러, 치솟는 엔.. 흔들리는 G2

'1달러=100엔'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닛케이지수는 3% 이상 급락했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수익률은 장중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6일 일본 금융시장이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 연기' 충격으로 급랭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투표 임박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은 형국이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 일본 국채에 투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NHK는 오후 4시 기준 엔.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03.66엔까지 떨어지며 1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 회의 결과 발표 직전까지 105.40엔을 유지하던 엔·달러 환율은 오전 11시44분께 발표 직후 1분 만에 104.53엔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그만큼 급등했다는 의미다.

닛케이225지수도 동반 폭락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3.05%(485.35포인트) 급락한 1만5454.23에 거래를 마쳤다. 4개월 만의 최저치다. 특히 추가 완화책 발표 연기 사실이 알려진 뒤 열린 오후장(오후 1시)에서는 개시 직후 2% 가까이 떨어졌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수익률도 장중 -0.215%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일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이날 BOJ가 이틀간 열린 6월 금융정책결정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1%로 유지하기로 결론 냈기 때문이다. 사실상 추가 금융 완화 연기 선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 해외 중앙은행과의 긴밀한 정보교환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예상대로라는 반응이다. 현지 언론은 엔고 압력이 늘어나 추가 금융 완화 요구는 높으나,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었다. 일주일 뒤 실시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외환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현행 0.25~0.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개월째 동결이다.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줄 혼란과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겹칠 때 미국도 감당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브렉시트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며 "오늘의 (금리 동결) 결정을 이끈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동결이 향후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실제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통화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늦춘 가운데 영국은행(BOE)이 금리를 더 내릴 수 있고 일본은행도 미뤘던 추가적인 완화책을 다음달 내놓을 가능성이 커져서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증시도 맥없이 주저앉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6%(16.84포인트) 내린 1951.9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2% 넘게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07%(14.41포인트) 하락한 680.25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내린 1171.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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