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미래를 바꾼다, 신산업 창조프로젝트 문화산업] 웹툰·SNS 등 ICT 한류, 동남아 교두보 삼아 글로벌 간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2 18:30

수정 2016.06.22 18:30

파이낸셜뉴스 창간 16주년 기획, 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
올 콘텐츠 수출액 전년대비 8.3% 성장 예상
네이버 메신저 '라인' 태국 국민 메신저 등극
동영상 서비스 '브이'도 베트남서 인기몰이
#. 지난달 말 태국 방콕 도심 시암에 위치한 센트럴월드에서 열린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애플리케이션(앱) '코미코' 태국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15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 5월 태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1년밖에 안 된 서비스지만 3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쁘리다눗 리위왓타나웡씨(25·여)는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을 볼 수 있고 한국, 일본, 대만 등 해외작가도 볼 수 있어 바로 참가신청을 했다"며 "코미코는 태국의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 대만 대선(총통선거)이 한창이던 때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운영하는 그룹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BAND)가 대만 청년층과 대만 대권후보 간 소통 도구로 활용됐다. 국립대만대학 등 7개 대학 연합이 '총통대선청년대담'을 개최한 자리에 참석한 대권 후보들이 사전에 밴드로 취합한 취업 등 청년층의 사회적 이슈에 관해 토론에 나선 것이다. 밴드의 투표기능을 통해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의응답 주제를 선정하고, 행사 진행 중에도 밴드를 통해 학생들 간의 그룹채팅이 이뤄졌다.


[미래를 바꾼다, 신산업 창조프로젝트 문화산업] 웹툰·SNS 등 ICT 한류, 동남아 교두보 삼아 글로벌 간다

【 방콕(태국)=김학재 기자】 드라마, 가요, 영화에 국한돼 있던 한류가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웹툰, SNS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한류 붐이 일어나는 지역도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에서 동남아와 미국으로까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기획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내용을 갖춘 ICT형 한류 콘텐츠들이 모바일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서비스. 콘텐츠 수출을 통한 경제적 가치 제고는 물론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생활 속에 안착하는 ICT 서비스에 콘텐츠가 결합해 한국 문화 콘텐츠와 서비스는 한류의 격을 한 단계 높이고 있는 것이다.

■ICT, 韓 콘텐츠 외형 확대

2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 대비 8.3% 성장한 61억8000만달러 (약 7조2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기업들이 일궈낼 콘텐츠 산업 매출 규모도 지난해보다 5.7% 늘어난 105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을 넓혀가고 있다.

콘텐츠 수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의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7.0% 늘어난 34억4000만달러(약 4조3850억원)로 추산됐다. 국내 게임사들이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의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어 외형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시삼십삼분(4:33)이 서비스하고 썸에이지가 개발한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영웅'만 해도 올해 초 태국에 출시한 지 하루 만에 현지 플랫폼 인기순위 1위를 달성했다.

올 초 태국에서 열렸던 게임쇼 빅페스티벌에선 게임빌.컴투스가 참여해 '드래곤 블레이즈' '크리티카' '서머너즈 워' 등의 게임을 소개한 자리에는 행사 내내 연일 젊은 모바일게임 팬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웹툰의 경우, 세계 디지털 만화시장인 웹툰을 선도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웹툰은 영어, 중국어, 태국어 및 인도네시아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챌린지 리그 및 슈퍼히어로 콘테스트 등을 통해 현지 작가의 영입을 강화하면서 서비스 언어와 권역을 추가 확대하고 있다.

NHN엔터는 코미코를 중심으로 일본 만화계에 웹툰을 제시한데 이어, 레진코믹스, 탑툰 등 웹툰 전문 서비스기업들도 다국어 서비스 제공과 함께 현지 전문 기업과 제휴를 통해 유.무료 웹툰 서비스를 확대한다.

[미래를 바꾼다, 신산업 창조프로젝트 문화산업] 웹툰·SNS 등 ICT 한류, 동남아 교두보 삼아 글로벌 간다

■현지화 넘어 현지 문화로 안착

ICT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발 메신저와 동영상 서비스는 동남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밴드를 비롯해 모바일 자회사 라인(LINE)과 글로벌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V) 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베트남에 대표 채널을 브이로 출시한 네이버는 베트남 인기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전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인기 아이돌들이 브이를 통해 베트남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 새로운 대중문화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태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은 현지화 수준을 넘어 현지 문화를 습득하는 '문화화'를 적극 추진한 덕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라인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모든 나라의 문화는 평등한 만큼 그 나라에는 그 나라 문화가 가장 최적화 돼있다"며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현지에 맞는 서비스를 해야 해 현지 문화를 체득해 반영하는 문화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日→韓, 아시아 문화 중심 이동

한국의 콘텐츠가 ICT와 결합해 동남아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동남아 지역의 문화 흐름이 한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본격화되고 있다. 태국과 대만 등은 기본적으로 일본 문화에 친숙해 일본 만화와 게임 등에 대한 동남아에서의 친숙도는 예상외로 높았다. 태국만 해도 일본의 제조공장 역할을 하면서 일본 문화에 친숙하게 접했고 일본식 콘텐츠에 익숙해졌다.

대만에서도 한국은 중국과의 수교 이후 반한 감정이 일본에 대한 반감보다 커져 일본 문화가 더 인기 있었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다.
대만의 경우 30~40대들은 아직 일본 문화에 대한 호응도가 더 크지만 10~20대들이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접하면서 대만 내 인기 흐름이 세대교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에서 이용되고 있는 밴드만 해도 전체 밴드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10~20대들이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위에 한국 기업들의 콘텐츠가 얹혀지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응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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