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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 기술과 추진력이 무기.. "세계가 우리의 무대"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3 17:36

수정 2016.06.23 22:45

저성장 헤쳐나갈 미래 리더.. 테크 스타트업 뉴리더들노타  김태호 대표, 오타 잘 안나는 키보드 앱 개발로플랫  구자형 대표,무선 인프라로 미아방지 스마트 밴드 등에 활용더알파랩스 이준희 대표, AR용 알파글래스로 구글에 도전아이데카 박찬종 대표, 스마트폰 센서로 건물 안에서도 길안내폴라리언트 장혁 대표, 'VR계 마우스' 개발 뛰어들어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창조경제'가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창업 생태계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숫자나 벤처캐피털(VC)의 투자 규모 측면에서 양적 팽창을 이뤘지만, 기술과 글로벌 역량 등 질적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이라 부를 수 있는 슈퍼 스타트업은 내수 중심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뿐이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 기술과 추진력이 무기.. "세계가 우리의 무대"

[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 기술과 추진력이 무기.. "세계가 우리의 무대"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신기술 분야가 바로 이 '알파'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테크 스타트업(기술중심 스타트업)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특정 기술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일이 만만치 않고, 최종 상용화 단계까지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적극 해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테크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해외진출이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고, 비즈니스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기술과 인력은 또 다른 형태로 재도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창간 16주년 기획을 통해 테크 스타트업 창업자를 조명한다. 네이버가 운영 중인 테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지난 1년간 750곳이 넘는 테크 스타트업을 심사한 끝에 발굴한 △노타 △로플랫 △더알파랩스 △아이데카 △폴라리언트 등 5곳의 창업자들이다.

김태호 노타 대표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입력 패턴 등을 파악해 오타를 줄이는 스마트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이용자마다 손 모양이나 스마트폰을 잡는 자세 유형에 따라 키보드를 누르는 행태가 다른데, 이런 터치 분포 양상을 분석해 개인화된 오타 감소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현재 KAIST 기계학습 연구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 대표는 "기존에 오타를 줄여주는 앱들은 추가 조작이나 새로운 레이아웃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전공인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기계가 이용자에게 맞춰 오타를 줄이고 입력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키보드 제조업체와 연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딥러닝 등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과 사람은 물론 사람과 기계, 사람과 동물 간 대화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확보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구자형 로플랫 대표는 이용자 주변에 설치된 무선 인프라(WiFi AP)를 활용해 매장 단위로 실내 위치를 인식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용자의 매장 방문을 인식할 수 있는 대표적 기술인 비콘과 비교했을 때 설치·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시 주요 브랜드 매장과 지하철 2호선, 코엑스와 타임스퀘어 등 1만4000여곳의 실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LG전자 MC연구소 출신인 구 대표는 "실외 어디서든 작동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일상에 많은 혜택을 주었듯이 실내에서도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일례로 최근 로플랫은 미아방지용 스마트밴드를 만드는 리니어블과 협력, 해당 밴드를 차고 있는 아이가 대형쇼핑몰 안에서 길을 잃었을 때 보호자가 앱으로 아동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준희 더알파랩스 대표는 구글의 증강현실(AR) 야심작 '구글글래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반뿔테 안경 모양의 '알파글래스'는 모든 시스템이 안경테에 내장돼 있어 안경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AR 영상을 즐길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이때 구글글래스보다 비해 4배 이상 큰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현재 광운대 물리학과 3학년 휴학 중인 이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중 모바일 헬스케어 스타트업 'BBB'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 선전에 있는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핵스(HAX)'에 합류했다. 그는 "올 하반기 킥스타터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콘텐츠 부문에 있어서도 다양한 개발사와 협력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박찬종 아이데카 대표는 실내에 존재하는 지구 자기장과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지도를 만들고 사용자의 현 위치를 오차범위 1m 이내에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건물 안에서는 길 안내가 되지 않는 기존 지도 및 내비게이션 앱을 보완할 수 있으며, 실내 위치 기반 광고 및 자율주행 로봇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심플렉스인터넷에서 신사업팀을 이끌던 박 대표는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박물관에서 일일이 작품 번호를 입력해야 안내음성을 들을 수 있는 장비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대체해보겠다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그 결과 실내위치측위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으며, 지난해 일본계 VC인 글로벌브레인 등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그는 본글로벌 스타트업을 지향한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관련 특허를 출원 중이다.

장혁 폴라리언트 대표는 빛의 편광(일정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빛의 파동) 현상을 이용해 3차원(3D)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이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VR 모션 컨트롤러 '폴(pol)', 이른바 'VR계 마우스'를 개발 중이다.

고려대 재학 중에 창업한 장 대표는 오는 9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VR는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라며 "아직까지는 영화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치중돼 있지만 곧 PC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며 또 다른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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